[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달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할 증인·참고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협의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은 당초 80명이 넘는 대규모 증인단을 요청했다가 25명으로 축소해 다시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의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은 정치공세라며 맞서고 있어 합의까지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송기헌·한국당 김도읍·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 등 여야 3당 간사는 27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증인·참고인 관련 협의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 청문회에 조 후보자의 딸을 비롯한 일가족을 증인으로 소환하자고 요구했고, 민주당이 청문 대상자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한 전례가 없고 가족 신상털기가 우려된다며 반발했다.
김도읍 의원에 따르면 당초 한국당은 증인 87명을 민주당에 요청했다. 조 후보자의 가족들과 청와대 특별감찰반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자인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 등을 청문회 증인으로 요구했다. 한국당이 증인 출석을 요구한 가족 중에는 논문 제1저자 등재와 장학금 수령 관련 의혹 등에 휩싸인 조 후보자의 장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포함됐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조 후보자의 아들도 한국당이 요구한 증인 명단에 들어갔다.
한국당은 입시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해 조 후보자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지도교수였던 노환중 부산의료원장과 부산대 관계자 등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외에 조 후보자 일가의 웅동학원 채권 소송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해 조 후보자의 어머니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과 조 후보자 동생 조모씨 등도 증인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 후보자 아내와 자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 관계자도 명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조 후보자 가족 등 87명의 증인 채택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자 한국당은 87명에서 25명으로 증인을 축소해 다시 협상에 나섰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의 가족과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민간인 사찰의혹 등과 관련한 증인 채택에 대해 반대했다. 송기헌 의원은 "가족을 청문회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어렵고 또 청문회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며 "청문회의 본질과 관련 없는 가족의 사생활까지도 청문회에 끌고 나오는 것은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전 수사관 관련 증인 채택에 대해선 "특감반 부분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며 "재판에 관련된 부분은 실효성이 없고 재판에 영향이 있어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당에선 김 전 수사관을 비롯해 유재수 부산 경제부시장과 이옥현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과 관련해 '다음달 2∼3일 이틀간 개최'를 수용하기로 했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법사위의 청문회 일정 합의안을 보류했지만 당내 법사위원들과 논의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청문회 일정의 합의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며 "야당은 무분별한 의혹제기를 자제하고 청문회를 통해 후보자의 소명을 듣는 성숙한 자세로 임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그동안 추진했던 국민청문회는 보류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도 "(조 후보자 청문회가) 다음달 3일까지 넘어간 부분에 대해선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인사청문회 날짜가 정해져 아무쪼록 인사청문회를 통해 법무부 장관 업무능력과 정책 비전에 대해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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