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여야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입장을 집중 추궁했다. 한 후보자는 방통위는 허위조작정보의 문제에 대해 인식하면서도 방통위가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방통위, 허위조작정보 규제 권한 없어"
한 후보자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이 "방통위가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강하게 규제할 것이란 걱정을 안 해도 되냐"고 묻자 "방통위가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법적으로 규제할 권한이 없으며 허위조작정보의 범위 확정이 쉽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후 첫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허위조작정보와 극단적 혐오표현은 규제 대상"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출근길에 방송 공공성과 경쟁력 확대에 대해 말했으며 허위조작정보와 관련된 것은 질문에 대해 평소 생각을 말한 것뿐이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가짜 댓글이나 검색으로 인한 인터넷 여론조작을 지적했다. 그는 "조국 힘내세요라는 검색어가 오랫동안 실시간급상승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더니 오늘은 법대로 임명이 실검 순위에 올라왔다"며 "유튜브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의 거짓 정보로 인한 여론 왜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하는 강력한 법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정의를 마련할 수 있다"며 "방통위원장에 취임하면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임해달라"고 말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망 사용료 정부 개입 여지 좁아…합산규제 폐지 찬성
한 후보자는 망 사용료·유료방송 합산규제·종합편성채널(종편)과 지상파 방송사의 비대칭규제 등 통신·방송 현안에 대한 입장도 나타냈다. 한 후보자는 페이스북·구글 등 해외 사업자들이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에 비해 망 사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역차별 논란에 대해 해소돼야 한다면서도 정부의 개입 여지는 많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망 사용료는 사업자간 계약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좁고 규제가 마련되더라도 집행력이 따라주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법을 고치거나 제도의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 국회의 협조를 얻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의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한 후보자는 "종편채널 의무전송, 중간광고,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금) 등 비대칭 규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며 "비대칭 규제는 신규 사업자들이 시장에 원활하게 진입하기 위해 일부 조건을 완화한 측면이 있으므로 동등규제로 바꿀 것인지에 대해 판단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비대칭 규제 해소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의원은 "종편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지만 현재도 의무전송특혜, 방발금 납부 면제, 외주제작 편성비율 특혜, 중간광고 허용 등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이같은 비대칭규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가 지켜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중간광고는 일반 PP(프로그램 제작자)도 문제를 겪고 있어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폐지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합산규제 폐지는)산업의 발전에 따라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합산규제 폐지로 방송의 지역성 유지 여부와 통신 3사가 방송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가져오면서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므로 이런 부분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방통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지역방송사들의 지원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역방송사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역 방송사는 어떤 방식으로든 지원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정치적 편향성 공세
이날 자유한국당은 한 후보자의 이력을 문제 삼아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방통위원장에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고 공세를 펼쳤다.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한 후보자가 공동 대표로 있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나쁜 보도 리스트에는 주로 보수 언론이, 좋은 보도 리스트에는 진보 언론이 포함됐으며 한 후보자는 주로 진보 언론 관련 소송을 수임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연혜 의원은 "한 후보자는 MBC와 오랜 기간 유착 관계를 형성해 KBS와 차별이 생길 수 있고 종편에 대해 편파적일 수 있으며 인터넷 방송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편향성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민언련의 활동이 보기에 따라 편파적으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저널리즘에 충실한 언론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합의제 기구로 운영된다"며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합의제 정신에 충실해 중요 의사 결정은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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