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송치형 두나무 설립자 겸 의장은 4일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19'에서 블록체인 기술도 서비스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또 여전히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블록체인 사업 추진과 함께 기존 금융권의 시장 진출 등 업계 내 여러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의장은 이날 인천 하얏트 호텔에서 개막한 'UDC 2019' 기조연설에서 "블록체인 서비스는 그동안 기술적인 측면이나 암호화폐로 먼저 알려져 복잡한 개념이나 투기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난 한 해 동안 블록체인 업계도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이제 보다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려는 서비스 경쟁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들어 기존 금융권 기업들이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업계 전반의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 의장은 "뉴욕증권거래소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거래소를 보유한 인터컨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암호화폐 플랫폼을 운영하고, 유럽에서 수위권의 거래소를 운영 중인 독일 뵈르제슈투트가르트 역시 암호화폐 관련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며 "JP모건과 피델리티 등 거의 모든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암호화폐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더구나 지난 6월 발표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은 암호화폐와 거래소가 제도권의 법적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4일 인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9'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두나무
글로벌 기업들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송 의장은 "페이스북과 카카오, 라인 등 플랫폼 서비스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나 다임러 같은 제조사들도 블록체인 사업에 진출했다"며 "월마트와 네슬레 등의 비교적 보수적인 리테일 사업자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 LVHM까지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사례들이 다양한 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물론 블록체인 서비스가 대중화되기 위해 넘어서야 할 걸림돌들도 적지 않다. 현재 블록체인은 초기 휴대용 단말기인 PDA처럼 혁신적인 기능은 많지만, 스스로 서비스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는 단계다. 송 의장은 △변동성과 확장성 △보상을 통한 데이터 획득 △다자간 이해관계 조정 △가치의 보존과 전달·공유 등이 서비스 대중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꼽았다. 그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블록체인 영역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협업은 필수"라며 "보다 많은 개발자와 기획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전문가 등이 모여 토론하고 협업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인 UDC는 올해 'Proof of Services(서비스 증명)'을 슬로건으로 4일과 5일 양일간 개최된다. 블록체인 기업 외에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국내외 블록체인 전문가들의 발표를 들을 수 있는 '전문가 세션'과 글로벌 디지털 자산의 현황을 짚어보는 '패널 토론', 직접 블록체인 서비스를 체험하고 활용해보는 '전시'와 '핸즈온', '해커톤'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