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조선업계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발 중국행 액화천연가스(LNG)선이 급감하면서 운임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운업황 부진은 발주 감소로 이어져 국내 조선업계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
8일 영국 선박 가치평가기관인 배슬스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LNG선이 급감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단 2척 뿐이었다. 지난해는 30여척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미국이 중국에 LNG수출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판단된다.
양국간 무역전쟁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해 9월 미국산 LNG에 1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올 7월부터는 관세율을 25%로 높였다. 관세 부과로 미국산 LNG의 가격경쟁력이 상실됐고 미국발 중국행 LNG선 운항 척수도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이는 국내 해운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선사중 미중을 오가는 선박은 없지만 이 구간에서 LNG 수요가 줄어들 경우 톤마일(화물의 수송거리)도 감소해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중간 운임 하락은 LNG선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SK해운, 대한해운 등이 LNG선을 운영하고 있다.
박홍범 배슬스밸류 지사장은 "톤마일이 해운 수요를 대표하는 지표인 만큼 이게 줄어들면 운임이 하락할 것"이면서 "공급 측면에서 개선된다면 톤마일이 줄어들어도 운임은 상승하겠지만 수요 측면에서는 분명히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발주량 감소가 우려된다. 이는 국내 조선업계에도 부정적이다. 해운업계 시황이 좋지 않으면 선사들은 선박 발주를 늦출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LNG선은 국내 조선 빅3가 주력으로 수주하는 선종이다. 올해 발주부진이 이어지는 가운에 LNG선 일감이 줄어드는 것은 조선업계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박 지사장은 "운임이 하락하면 선사들의 발주도 줄어들 수 있다"면서 "앞으로 미중간 무역전쟁에 따른 여파를 좀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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