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조국 법무무 장관 임명에 야당이 크게 반발하면서 9월 정기국회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기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물론 내년도 예산안과 주요 민생법안에 대한 심사 모두 차질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9일 국회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조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와 특별검사 법안 발의, 장관 해임건의안 추진 등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당의 경우 정기국회 전면 거부까지 고려하고 있다. 바른당은 오신환 원내대표가 "정기국회 일정과 연계해서 투쟁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긋기는 했지만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국정조사, 특검 추진 등에 반대하고 있어 정기국회 파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다음주인 오는 17~19일까지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고 이어 23~26일은 대정부질문이 진행될 계획이지만 국회 일정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야당이 전면적인 정기국회 거부를 택할 수도 있고, 조 장관을 겨냥해 법무부 관련 대정부질문이나 국정감사 등을 거부할 수도 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진통이 불가피하다. 국회는 정부가 앞서 제출한 513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심의해야 한다. 하지만 다음 달까지 조 장관 임명 후폭풍이 사그라들지 않는다면 야당이 예산 심사를 볼모로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관철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만약 야당이 예산안 심사와 국정조사·특검을 연계한다면 내년도 본예산 마저 언제 처리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앞서 여야는 선거제 개편안과 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갈등으로 인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107일 만에 처리한 전례가 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한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 주요 쟁점법안 역시 정기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현재 정의당을 제외하고 모든 야당이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만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이외에 유통산업발전법·주택임대차보호법·상생형일자리법 등 민생법안과 탄력근로제 개편안,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관련 법안의 통과가 요원해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야당이 정기국회 의사 일정을 전면 거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해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추진, 국정조사 추진 등 원내 투쟁에 집중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9월 정기국회를 그대로 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국회를 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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