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9일 취임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향후 과제로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며 의도적 허위조작정보를 근절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꼽힌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도 "의도적 허위조작정보와 극단적 혐오표현은 여론을 왜곡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킨다"며 "국회에 발의된 법안과 국민여론 등을 종합해 국민이 공감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방통위는 허위조작정보를 판단하고 규제할 권한이 없다. 각종 콘텐츠의 내용에 대한 심의 권한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몫이다. 그만큼 방통위가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할 권한이 없지만 이를 근절할 방안을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허위조작정보 규제 관련 법안이 약 11건이 발의돼있다. 발의된 법안에는 포털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조작정보를 삭제할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국민의 공감을 얻을 만한 허위조작정보의 정의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표현의 자유의 가치도 지켜야 한다. 무엇이 허위조작정보인지를 정의해야 이를 규제할 권한을 관련 주체들에게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진실이 신발을 신고 있는 동안 거짓은 세상을 반바퀴 돌 수 있다'는 문장을 인용하며 발의된 법안과 국민여론 등을 종합해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국민이 공감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도 나타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방통위
방송통신 관련 업무의 부처 간 조정이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 방송통신 업무는 2개 부처로 나뉘어 운영 중인데 이 방식으로는 변화하는 시대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렵고 미래 비전을 만들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방통위가 방송통신 분야를 아우르는 정책 전문기관으로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입법부와 협의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방송통신 업무는 방통위와 과기정통부가 나눠 맡고 있다. 방통위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종편)의 재허가 및 재승인과 통신 시장 규제 업무를,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과 통신 시장 진흥 업무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날 퇴임한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도 퇴임사를 통해 효율적 방송통신 규제를 위한 조직개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이밖에 △종편채널 의무재전송·중간광고·방송통신발전기금 등 종편과 지상파 방송사의 비대칭 규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 논의에 따른 과기정통부와의 사후규제 단일안 마련 △국내·외 콘텐츠 제작자(CP)간 망 사용료 역차별 해소 △지역방송사 지원 등도 한 위원장의 과제로 꼽힌다. 한 위원장은 이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 기간인 내년 8월까지 위원장직을 수행한다.
한 위원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신문방송대학원 언론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2006년부터 현재까지 법무법인 정세의 대표 변호사를 맡았다. 또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시청자협의회 위원, 제8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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