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일반적으로 치아에 통증이 생기면 곧바로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충치'다. 충치는 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게되는 질환으로 발견하자마자 치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 이들도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충치가 아니어도 치통의 원인은 다양하며, 가장 흔한 것이 바로 금이 간 치아로 인한 통증이다.
치아에 금이 생긴 경우 진단도 매우 까다로운데, 육안으로 검사를 해도 확인이 어려워 증상에 기초해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금이 간 치아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만 관찰하는 경우가 가장 많지만 통증이나 불편감이 심하면 수복치료가 필요하다.
금이 간 치아는 일반적으로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치아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는 법랑질에만 금이 존재하는 경우 △치아의 뾰족한 교두 부분이 깨진 경우 △불완전한 치아의 파절 △치아가 쪼개진 경우 △치아뿌리까지 파절된 경우 등이다. 법랑질에만 금이 간 경우는 대부분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치아가 쪼개지거나 뿌리가 부러진 경우에는 치아를 뽑는 게 대부분이다.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는 치아 일부분이 깨지거나 불완전하게 파절됐을 때다. 하지만 법량질에만 금이 있다고 해도 환자가 불편감을 호소하거나 통증이 있다면 수복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금이 간 치아는 윗니와 아랫니 모두 저작 시 큰 힘을 감당하는 어금니와 이전에 치료 받았던 수복물이 있는 치아, 중년 연령층에서 빈번하게 발견된다. 환자가 느끼는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저작 시 통증이며, 찬 것에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임은미 강동경희대학교치과병원 보존과 교수는 "금이 간 초기에 환자는 찬 음식의 불편감과 저작 시 짧은 통증을 느낀다"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극이 없어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자발통에서부터 반대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까지 금이 간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여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치아에 금이 있지만 법랑질에만 존재하여 증상이 없으면 특별한 처치 없이 정기적인 관찰을 한다. 저작 시 통증이나 찬 것에 불편감 등의 자극이 있는 경우에만 통증이 발생한다면 치아를 삭제하고 임시 치아를 장착해 증상 소실 여부를 확인한다. 통증 등의 증상이 소실됐다면 크라운 수복을 진행하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신경 치료를 한 후 크라운 수복한다.
금이 간 치아는 치료 후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을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금이 발생한 부위와 진행 정도, 기간 등에 따라서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는 있지만, 환자 개개인 교합의 특성, 선호 음식, 저작습관에 따라 결과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금이 치관부에만 위치한 경우 뿌리 쪽으로 진행된 것보다 비교적 예후가 양호하지만, 금이 치관부의 근원심을 가로질러 진행된 경우는 예후가 좋지 않다.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선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선호하는 습관을 조금씩 개선하는 것이 좋다. 금이 간 치아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기 때문이다. 임은미 교수는 "금이 간 치아를 치료해 통증이 사라졌어도 치아에 존재하는 금 자체가 소실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치료 후에는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을 즐기는 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서울시가 개최한 무료 치과검진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가 충치 검진을 받고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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