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시 확대가 아닌 수시 개혁에 한 목소리를 냈다.
유 부총리는 16일 오전 10시 조 교육감 등과 함께 서울 관악구에 있는 자율형공립고인 당곡고등학교를 현장 방문했다. 20분 가량 주요 시설을 참관한 뒤 교장·교감·학부모 등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원래 고교 무상교육 시행에 대한 현장 체감과 보완 의견을 들어보려는 취지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별다른 보완 요구가 나오지 않자 간담회 주제는 예정에 없었던 정시와 수시 이슈로 넘어갔다.
유 부총리는 "최근 ('조국 이슈'로) 문제가 된 것은 과거 제도에서 있었던 문제이고, 당시에는 논문 쓰면서 스펙을 쌓는 게 권장되다시피 했지만 이제는 폐단이 없어졌다"며 "학생 수 줄고, 4차 산업혁명이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문제풀이식·정답찾기식으로는 창의적·자기 주도적이며 협업 역량을 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도 "학생부종합전형을 개선한다고 자기소개서를 아예 없애면 학생의 다양한 활동을 담을 수 없다"며 "학종 중에서 대학의 주관적인 기준을 20~30%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주로 내신·교과 중심으로 하는 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학생 상당수를 수시 전형을 통해 대학으로 보내는 당곡고의 학교 구성원들도 수시 비중 축소에 부정적이었다. 학부모 A씨는 "여기는 학종이 잘 잡혀가는 분위기"라며 "경쟁률도 높아 학급을 늘려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학부모 조영선씨 역시 "배정에서 떨어지면 울고불고 하는 아이가 많고, 어머님들도 그러시더라"고 거든 뒤 "수능 비중을 높이면 고등학교 정문을 두드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서는 학종 비교과 항목의 개선 문제도 논의됐다. 신중섭 교장이 "비교과라고 해서 옛날처럼 교육과정과 완전히 동떨어진 게 아니라, 보완책"이라며 "사실은 비교과라고 보기보다는 교과 활동"이라고 설명하자, 유 부총리는 "어떻게 보면 학종 개념이 좀 바뀌어야 하겠다"며 "학종 통해 자기 꿈을 키워나갈 수 있고, 진로 선택해 대학뿐 아니라 미래 설계하는 과정이 잘 되고 있는 사례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간담회는 예정 시간을 20분 넘긴 오전 11시15분쯤에 종료됐다. 유 부총리는 방명록에 '멋진 꿈을 이뤄가는 당곡고등학교 파이팅'이라고 적은 뒤 행사장을 떠났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오른쪽)이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당곡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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