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은 6일 "미국이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우리 인민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경고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는 이미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과 인연이 없는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수도 있다는것을 천명한바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가 문제해결의 방도를 미국 측에 명백히 제시한 것만큼 앞으로 조미대화의 운명은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으며 그 시한부는 올해말까지"라고 덧붙였다.
외무성 대변인은 결렬로 끝난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최근 미국 측이 '새로운 방법'과 '창발적인 해결책'에 기초한 대화에 준비됐다는 신호를 거듭 보내오면서 협상개최를 요청해왔으므로 미국 측이 올바른 사고와 행동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낙관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협상장소에 나타나 보여준 미국측 대표들의 구태의연한 태도는 우리의 기대가 너무도 허황한 희망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면서 "미국 측은 협상에서 '새로운 보따리를 가지고 온 것이 없다'는 식으로 저들의 기존입장을 고집했으며 아무런 타산이나 담보도 없이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는 막연한 주장만을 되풀이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미국은 이번 협상을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으며 저들의 국내정치일정에 조미대화를 도용해보려는 정치적 목적을 추구하려 했다"면서 "우리는 이번 협상을 통해 미국이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오직 저들의 당리당략을 위해 조미관계를 악용하려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외무성 대변인은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의 협상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 대응해 미 국무부가 대변인 명의 반박 성명을 낸 것에 대해서도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 "사실과 전혀 무근거한 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고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대화를 가졌다"면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 핵심사안 각각에 대해 진전을 이루게 할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했다"고 밝혔다.
또한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은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의 초청을 수락할 것을 북한 대표단에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협상재개를 촉구했다.
그러나 북측은 "판문점수뇌상봉으로부터 99일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것도 고안해내지 못한 그들이 2주일이라는 시간 내에 우리의 기대와 전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대안을 가져올리 만무하다"고 일축했다.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북한대사관에서 미국 측을 비난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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