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지난해 9·13 대책 이후에도 서울에서 집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이 대책 발표 직후보다 올랐다. 매매가격도 지난 7월부터 오르면서 서울 집값이 전체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이에 생활 인프라가 탄탄한 서울에 ‘내 집 마련’ 꿈을 갖는 이들은 많지만 집 사기는 어려워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의 전면 적용을 비롯해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한 세금 부담을 증가시켜 집값 인상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당 분양가는 9·13 대책 이후 상승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집계 결과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형은 지난 7월 ㎡당 평균 약 823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보다 약 21% 상승했다. 전용 60㎡ 초과 85㎡ 이하에 속하는 주택형은 ㎡당 평균 약 850만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약 11% 올랐다. 두 타입은 이 기간 동안 분양 물량의 80%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외 85㎡ 초과 102㎡ 이하는 지난 6월 강남권에서 단 4가구가 분양되며 지난해 10월보다 약 86% 뛰었다. 102㎡ 초과는 14% 인상했다.
서울 아파트의 ㎡당 평균 매매가격도 상승 추세다. 지난 6월까지 하락하던 매매가격은 7월부터 반등하더니 지난달까지 쭉 올라 ㎡당 평균 97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 중위매매가격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달 약 929만원까지 올랐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뜻한다. 시세 흐름을 판단하기에 유용하다.
정부 규제와 HUG의 분양가 통제에도 서울 집값이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집값 인상을 억제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다. 보유세 등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시세에 맞게 조정해 아파트 가격 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참여연대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거래된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5.8%로 전국 평균 68.8%보다 낮았다. 또 현실화율이 낮을수록 평균 실거래가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를 특정 지역만 공략하는 핀셋 형태가 아니라 서울 전 지역에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공급된 주택의 대다수에서 분양가격이 오른 만큼 규제책의 강도를 높일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집값 논란이 가장 큰 지역에 분양가 상한제를 빨리 적용하고 점차 전 지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했다.
가격 규제 도입에 따른 정비사업 위축으로 공급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 같은 부작용은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재건축으로 인한 신규 공급 물량이 적어 공급 대란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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