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오는 24일까지 실시되는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지난 가운데, 시민단체에선 혹평이 쏟아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이어가면서 정책 국감은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피감기관장을 감싸주기에 바빴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정부 정책에 대해 피감기관장을 상대로 진정성 있는 질의를 하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홍금애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집행위원장. 사진/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15대 국회 이래 20년이상 매년 국감을 모니터링해온 '국정감사 NGO(비정부기구) 모니터단'의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이런 이유를 들어 이번 국감 중간평가를 'D학점'으로 매겼다. 홍 위원장은 지난 11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국감 질의 태도에 많이 실망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를 보면 하고 싶지 않아 하는 모습이 보였다. 피감기관을 감싸주려는 모습만 보여준 것도 아쉽다"고 밝혔다. 피감기관장들의 답변 모습에 대해선 "전문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장은 "피감기관장은 전문가로서 어떤 문제가 터지면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피감기관장들이) 창피한 줄 모르고 답변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한국당을 향해선 질의에 대한 진정성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정부 정책이 잘못된 것에 대한 한국당 의원들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피감기관에서 준 도표, 통계 자료를 그대로 읽다가 끝나는 등 한국당 의원들이 질의하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많이 실망스러워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이번 국감이 '조국 감사'로 점철된 이유에 대해선 여야 모두에게 책임을 돌렸다. 홍 위원장은 "지금 나라가 둘로 나뉘어서 (조 장관 문제가) 사방에서 요란스럽게 나오고 있는데 국회가 잠잠하다면 그것도 말이 안 된다"라면서도 "실망스러운 것은 여야 모두가 이를 확실하게 바로 잡을 수 있는 질의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가 확실하게 해결해주지 못하면 피감기관이 답변해줘야 하는데 피감기관들의 모호한 태도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여야 모두 정권을 잡기 위해서 조 장관을 이용하는 것이지, 정말 국민의 입장에서 질의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국감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열기가 고조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이대로면 올해는 D학점을 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붕어빵 국감', '이벤트성 국감', '맹탕국감' 등 매년 국감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끊이질 않지만 비슷한 문제가 되풀이되면서 국감에 대해 '무용론'과 '폐지론'도 나오고 있다. 홍 위원장은 '국감 무용론'의 목소리를 경계하면서 국감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국회 결산 시스템 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결산이 국감보다 10배는 중요하다"며 "결산과 국감을 통해 내년 예산에서 감축할 부분은 제대로 깎아야 피감기관이 일을 할텐데 결산도, 국감도 넘어가고 이를 통해 예산에 반영되는 부분도 없으니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 원내지도부가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은 이런 결산 시스템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국감 이후 시정조치 시스템 정비와 국회 상임위원회의 현장시찰 제도 개선, 전·후반기 국감 실시 등을 제안했다.
홍 위원장은 "의원들 대부분 국감을 연례행사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며 "내년은 선거가 있으니 더욱 그렇다. 진짜 제대로된 국감을 하려는 모습을 의원들이 보여야 국민들도 성원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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