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이지은 기자]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중소 콘텐츠제작사(CP)들에게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별도의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황창규 KT 회장·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통 3사 CEO들은 15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망 이용대가는 공정하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중소CP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망 이용대가는 네이버·카카오 등의 CP들이 통신망을 이용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 통신사들에게 지불하는 돈이다. 네이버·카카오 등의 대기업과 달리 중소 CP들은 규모가 작고 자금이 부족해 망 이용대가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오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망 이용대가는 큰 CP에게 (제대로) 받는다면 중소 CP에게는 받을 계획이 없고 오히려 지원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구글·페이스북 등 대형 CP들에게 받은 대가를 기금화해 중소 CP를 돕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도 중소 CP 보호방안에 대해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오찬 후 '제10회 방송통신 이용자 주간' 기념식이 열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으로 이동해 기자들과 만나 "중소 CP는 자본력이 열악해 많은 망 이용대가 지불이 어려워 조치가 필요하다고 이통 3사 CEO들에게 말씀을 드렸고 세 분도 각별히 유념해 중소 CP 보호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황창규 KT 회장, 한상혁 방통위원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15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방통위
이통 3사 CEO들은 5세대(5G) 통신에 대해서는 국가 발전에 중요하므로 활성화돼야 하고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5G 산업 활성화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5G가 불법보조금 경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세 CEO들은 "(불법)마케팅 경쟁보다 요금과 서비스 경쟁을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콘텐츠 산업에 대해서는 한 위원장과 세 CEO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 공감했다. 한 위원장은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함께 만든) 웨이브가 유료 가입자 수가 130만명 정도로 늘어나며 잘 안착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 OTT가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해외 OTT와 경쟁할 수 있도록 방통위가 지원하고 사업자들도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또 한 위원장은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인수합병과 관련해 국민적 합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예전같은 반대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방송의 지역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용자를 보호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인수합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 CEO들은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오는 17일까지 3일 동안 '이용자 체험마당'이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방송통신 미환급금 조회 △명의도용방지서비스 △이동지점 서비스 △알뜰통신 품질 △중고폰 시세조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실시간 촬영 스트리밍·인터넷개인방송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박현준·이지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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