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다음달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돈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한 문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아 중간 심판대에 서는 셈이다. 특히 최근 '조국 사태'로 국정운영 지지율이 최저점을 찍으면서 극심한 국론 분열과 갈등을 봉합할 타개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집권 3년차 조기 레임덕을 방지하려면 결국 '성과'로 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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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 이후 새 시대를 향한 국민적 열망 속에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집권 1년은 축제와 같았다. 북한의 호응으로 유례없는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됐으며, 적폐청산 및 대통령 개헌안 발표 등 개혁의 속도도 높였다. 집권 2년에는 높은 현실의 벽을 체감했다. '톱다운' 방식의 북핵 외교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을 기점으로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경제정책은 부진한 성적표 속에 전면적인 기조 전환을 요구 받는 중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이 급격하게 추진되면서 자영업자 위기, 기업투자 부진 등을 불러왔다. 주춤했던 사법·교육개혁 등 사회개혁은 조국 사태로 속도를 내는 모습이나, 국회라는 9부 능선을 넘어야 한다.
임기 반환점을 목전에 둔 현실은 냉혹하다. 고공행진 하던 국정운영 지지율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하고 인사 검증, 임명 과정을 거치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심리적 저지선인 대선 득표율(41.09%)보다 낮아진 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총선을 6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청년층은 물론, 중도층의 민심 이반 현상도 가져왔다. '국정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여야 간 프레임 대결도 더욱 격화하고 있다. 시대적 과제인 경제 양극화 해소를 위해 도입한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정책도 낙제 위기다. 고용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지만, 체감도는 낮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은 물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대 초반대로 저성장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정부 안팎에서는 다가오는 연말 문재인정부 3년차 성과를 평가할 각종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만큼 더욱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서 문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과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극한으로 쪼개졌던 국론을 다시 모으는 동시에 민생경제와 일본 경제보복 극복,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등 국정 성과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또 조 전 장관 사퇴를 오히려 검찰개혁을 위한 동력, 나아가 국정운영의 지렛대로 삼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경제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지금 우리는 경제와 민생에 힘을 모을 때"라며 "정부가 중심을 잡고 경제 활력과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는 "검찰개혁과 공정의 가치는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이며 국정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성과'로 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임기 반환점과 함께 경제지표 상승, 북핵 실무협상 진전 등 구체적인 성과가 있어야 조기 레임덕 우려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은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노동비용을 올리는 과정에서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면서 "집권 3년차에는 현재 경제정책의 궤도 수정 등을 통해 성과와 결실을 맺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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