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세대 D램 개발…'2강' 유지 노린다
삼성·마이크론 이어 3번째 성공…개발 늦었으나 내년 본격 공급 계획
2·3분기 '세계 2위' 방어…'3위' 마이크론 상대 우위 공고히 한다
2019-10-21 16:44:28 2019-10-21 16:51:44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SK하이닉스가 경쟁사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테크에 이어 3세대 10나노급(1z) 미세공정을 적용한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D램 개발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시장 대응에 나섰다.
 
21일 SK하이닉스가 이번에 개발했다고 밝힌 3세대 1z D램은 단일 칩 기준 업계 최대 용량인 16기가비트(Gbit)를 구현해 웨이퍼 1장에서 생산되는 메모리 총 용량이 현존하는 D램 중 가장 크다. 2세대(1y) 제품 대비 생산성이 약 27% 향상됐고 초고가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사용 없이도 생산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을 갖췄다. 
 
SK하이닉스의 이번 3세대 1z D램은 이전 세대 생산 공정에는 사용하지 않던 신규 물질을 적용해 D램 동작의 핵심 요소인 정전용량을 극대화했고 새로운 설계 기술을 도입해 동작 안정성을 높였다. 정전용량이란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양을 뜻한다. D램의 정전용량이 늘어나며 데이터의 유지시간과 정합도가 올라간다. 전력 효율도 대폭 높여 1y 8Gb 제품으로 만든 같은 용량의 모듈보다 전력 소비를 약 40% 줄였다. 
 
21일 SK하이닉스가 개발했다고 밝힌 3세대 10나노급 DDR4 D램. 사진/SK하이닉스
 
이정훈 SK하이닉스 D램개발사업 1z 태스크포스(TF)장은 "3세대 1z D램은 업계 최고 수준의 용량과 속도에 전력 효율까지 갖춰 고성능·고용량 D램을 찾는 고객들의 수요 변화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며 "연내에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공급에 나서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발을 토대로 세계 D램 시장 2위 SK하이닉스는 1위 삼성전자와 2강 체제를 공고히 하는 한편 바짝 추격하고 있는 3위 마이크론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다시 힘을 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43%로 1위, SK하이닉스가 28%로 2위, 마이크론이 24%로 3위였다. 3분기 전망치에서도 삼성전자가 47%로 1위, SK하이닉스가 27%로 2위, 마이크론이 22%로 3위였다.
 
21일 SK하이닉스가 개발했다고 밝힌 3세대 10나노급 DDR4 D램. 사진/SK하이닉스
 
올해 3세대 1z D램 개발 스타트는 삼성전자가 제일 먼저 끊었다. 삼성은 1y D램 양산을 시작한 지 16개월 만인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3세대 1z 8Gb DDR4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1y D램보다 생산성이 20% 이상 높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힘을 쏟고 있다. 마이크론도 SK하이닉스보다 두 달여 앞선 8월 삼성에 이어 3세대 1z D램을 양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당시 업계 처음으로 삼성보다 큰 용량인 16Gb를 구현·대량 생산한다고 밝히며 SK하이닉스를 바짝 추격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보다 먼저 3세대 1z D램을 개발하기는 했으나 전체 기술력 등을 따지면 아직 국내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외사보다는 더 우위에 있다고 본다"라며 "이번 SK하이닉스의 3세대 1z D램 개발로 앞으로 반도체 시장은 더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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