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내년 총선을 대비해 첫 인재영입 명단을 발표했지만 그 면면에서 외연 확장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비판해 온 반문(반문재인) 성향의 인사들이 대부분 포함돼 오히려 보수 색채만 강화했다는 평가다.
한국당은 31일 국회에서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과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정범진 경희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장수영 정원에이스와이 대표 등 8명을 1차 영입인재로 발표했다. 당초 영입 대상으로 거론됐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과 안병길 전 부산일보 사장,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발표에서 제외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해 영입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당의 1차 영입 인사는 주로 현 정권 정책과 대척점에 서 있던 전문가, 기업인들이다. 윤창현 교수는 경제학자로, 황 대표의 경제구상인 '민부론'을 설계한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에서 '활기찬 시장경제 분과'를 이끌었다. 김용하 교수는 연금 전문가로 박근혜정부 때 공무원연금 제도 개혁안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정범진 교수와 김성원 전 부사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각을 세운 인물들이다. 백경훈 대표는 한국당 장외집회에 참석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부분의 인사들이 그동안 한국당 진영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란 점에서 확장성과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제기됐다. 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진숙 전 사장을 예로 들며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인물을 굳이 이번 첫 인재영입 명단에 넣었어야 하는지 아쉬움이 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이 전 사장은 박근혜정부 시절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최측근으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본부장으로서 '전원 구조' 오보와 유가족 폄훼 보도로 비판을 받았다.
황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제외된 박찬주 전 대장에 대해선 "영입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는 뜻을 밝혔다. 그는 "영입 취소가 무슨 말이냐"며 "(박 전 대장은) 정말 귀한 분이다. 앞으로 안보 부분 인재들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박맹우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 구성안도 발표했다. 총선기획단은 이진복 의원이 총괄팀장에, 추경호 의원이 간사에 선임했고 홍철호·김선동·이만희·이양수 의원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해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에게 당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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