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내 중소기업의 상징처럼 불리던 '9988'이 실제와는 맞지 않는 숫자가 됐다. 기업 단위의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서 통계를 작성해 보니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함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종사자 수 비중은 83%로 다소 감소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2일 통계청과 협업해 발표한 '2017년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국내 중소기업은 모두 630만개로 전체 기업의 99.9%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종사자는 1599만명으로 전체 기업 종사자(1929만명)의 82.9%로 파악됐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이번 통계는 통계청에서 2017년부터 제공하고 있는 '기업등록부'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사업체 단위로 중소기업을 파악했던 기존의 '전국 사업체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추출했던 것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사업체 단위로 통계를 작성했을 때는 기업의 본사, 지점, 공장을 모두 개별 회사로 파악해 현실과의 괴리가 발생했다.
새로운 통계 방식에서는 전자상거래업, 부동산업 등 물리적 사업장이 없어 조사에 어려움을 겪었던 업종들도 다수 포함됐다. 기존에는 조사원이 현장에 파견돼 기업의 간판을 확인하고 종업원들을 상대로 직접 조사를 했으나, 이번 통계부터는 국세청의 세금 납부 자료, 고용노동부의 4대보험 등 행정자료까지 반영했다. 또한 대기업 지사인데 매출액이 중소기업에 해당해 기존 통계에서는 포함됐던 사업장들도 이번 조사부터는 모두 제외됐다.
이에 따라 기존 통계에서 373만개로 집계됐던 중소기업의 수는 630만개로 대폭 늘었다. 물리적 사업장이 없어 제외됐던 곳들이 대거 포함된 영향이다. 다만 새로운 기준을 2016년에도 적용해 비교를 하면 1년 사이 21만8000개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9.9%로 같았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종사자 수는 1599만명으로 기존 통계에서의 1553만명에서 소폭 증가했으나 전체 종업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8%에서 82.9%로 감소했다. 대기업의 소규모 사업장이 신규 통계에서 빠지면서 해당 고용 인원이 다수 제외된 반면 새롭게 추가된 업종은 대부분이 1인 사업장인 곳이 다수라 근로자 수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중기부는 신규 통계 작성으로 그동안 사업체 통계에서 제외됐던 물리적 사업장이 없는 전자상거래업, 부동산업 등이 포함돼 우리나라 모든 기업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 단위 중소기업 통계를 생산함으로써 그동안 국제통계 기준과 달라 국제기구 등에 제공하지 못했던 중소기업 통계 제공도 가능해졌다.
앞으로 중기부는 사업장이 없는 인터넷 기반 사업체의 증가 추세 등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한 포괄적인 신규 중소기업 기본통계를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정책 수립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준희 중기부 중소기업정책관은 “합리적인 중소기업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고 중소기업이 일자리 창출 및 혁신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실태를 충실히 반영하는 통계적 기반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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