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전기자동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배터리'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배터리 업체들은 물론 자동차 기업들도 개발에 뛰어들면서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형국이다.
17일 시장조사기관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전년보다 63% 증가한 208만대의 전기차가 팔렸다고 밝혔다. 29만대 팔렸던 2014년과 비교하면 약 9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약 390만대로 추산된다. 2040년에는 전 세계 승용차의 30%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처럼 전기차 수요가 많아지며 함박웃음을 짓는 건 배터리 업체들이다. 내연기관차는 엔진 등 부품 기술을 자동차 기업이 가지고 있지만 전기차는 자동차 업체가 만든 몸통에 다른 회사의 배터리를 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LG화학 배터리를 사용한 현대차 '코나EV'. 사진/현대차
국내의 경우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세계 점유율 약 10%를 차지하는 세계적인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4년에는 전체 매출 중 배터리 비중이 2024년 5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올 3분기 전지 부문에서 7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전기차 신모델용 배터리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전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의 향후 실적을 이끌 분야도 전기차 배터리로 전망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부터 전기차 신규 모델 출시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으로, 삼성SDI의 올해 하반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92%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 배터리 사업에서 4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늘면서 적자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 전 세계 누적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도 전년 대비 300% 성장하며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기대를 모은다.
폭스바겐 대중형 전기차 'ID.3'. 사진/폭스바겐
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며 2020년부터 투자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설비 투자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통 자동차 기업들도 이 분야에 열을 올리고 있어 향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독일 폭스바겐은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와 함께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고, 메르세데스-벤츠 모회사 다임러도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시장 선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 기업과의 발 빠른 협업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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