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 기능이 이뤄지지 않는 대사질환인 당뇨는 '평생 관리'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이에 따라 관련 치료제 역시 꾸준한 복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당뇨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등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국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을 가진 사람이 7명 중 1명꼴인 만큼 당뇨병 인식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몸의 정상 혈당 범위는 공복시 70~99 mg/dL다. 식사를 통해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췌장에서 나온 인슐린은 포도당이 간, 근육, 지방 등 세포에 흡수돼 에너지로 사용되도록 돕는다. 당뇨병은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의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서, 갈증, 체중감소, 다음, 다뇨의 증상과 만성적으로는 혈관에 합병증을 일으키게 하는 질환이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경우(제1형 당뇨병)와 비만, 운동 부족, 고열량 식사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못하는 경우(제2형 당뇨병)로 나뉜다.
당뇨병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당뇨병 약제 중에서 살이 찔 수 있는 약제는 인슐린 분비 촉진제 또는 인슐린 주사가 있다. 인슐린으로 저장된 영양소가 체중증가를 유발할 순 있지만 오히려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인슐린의 주 기능을 간단히 설명하면, 섭취한 영양소를 저장하는 것으로 인슐린으로 인해 저장된 영양소가 체중증가를 유발할 수 있지만 살이 빠지는 약도 있다"라며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작용제나 메트포르민은 식욕을 억제하거나 위의 음식배출을 지연시키고 신장으로 당 배설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반대로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는 모두 당뇨병약을 평생 먹어야 한다는 것 역시 잘못된 정보다. 제1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제2형 당뇨병는 주로 비만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식단 조절과 약 복용을 통해 살이 빠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면, 혈당 수치도 좋아지면서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
당뇨병 약제가 저혈당을 불러일으킨다는 부분도 한정적인 약제만 해당한다.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당뇨병 약제는 총 9가지 계열이다. 모든 약이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작용을 통해 혈당을 조절한다. 주로 △인슐린 저항성 개선 △인슐린 분비 촉진 △식욕 억제 △장에서 포도당 흡수차단 △신장으로 당 배설 촉진 등이다. 약제는 환자의 상태에 맞춰 다르게 사용한다. 다양한 당뇨병 약제 중에서 저혈당이 오는 약제는 인슐린 분비촉진제 또는 인슐린 주사다. 이외의 약제에서는 저혈당이 오지 않으므로 자신이 먹는 약제가 어떤 계열인지 확인하면 약으로 인해 저혈당이 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당뇨병약이 콩팥을 망가뜨린다고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다. 적극적인 혈당 조절을 권장하는 이유는 바로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을 예방 및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인데 당뇨병약으로 혈당을 잘 조절하게 되면 오히려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해 콩팥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콩팥이 약한 경우에는 투여 중인 약제의 용량을 줄여 약제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당뇨병 약으로 콩팥이 나빠진다는 잘못된 생각에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가, 오히려 콩팥 합병증으로 더 합병증의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합동캠페인이 열려 직원들이 고혈압·당뇨·콜레스테롤 수치 측정 등을 하며 심혈관질환 예방 관리 방법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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