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일명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가 보류되며 승합렌터카 승차공유 서비스 업체가 잠시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러나 여야 의원이 법안 통과를 전제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해 진통은 지속할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5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운수사업법 개정안 등 53개 법안을 심의했다. 국토위 의원들은 심의 결과 박 의원안에 대한 추가 논의를 결정하며 향후 소위에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김상도 국토교통부 종합교통정책관은 소위 후 기자들과 만나 "법안 세부 사항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이번 정기 국회 내에서 법안 통과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5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사진/김동현 기자
박 의원이 발의한 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타다와 차차의 운영 근거가 되는 현행법 18조의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제한하며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행법 18조는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만 운전자 알선을 허용했다. 같은법 18조 2항은 대리운전용역을 제공하는 자를 알선하는 사람이 자동차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경우도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로 규정했다.
그러나 박 의원 안은 승합자동차 임차의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관광 목적의 6시간 이상 대여 △반납 장소가 공항·항만인 경우 △운전자 주취, 신체부상 등으로 제한했다. 이용자 일상 서비스로 자리 잡은 타다와 차차의 운행을 시간, 장소 등 조건을 붙여 제한해 사실상 타다 금지법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다 구체적인 택시 감차 기여금 산정 방식 등을 시행령으로 붙여놔 사업 불확실성도 커진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타다를 운영 중인 VCNC의 박재욱 대표. 사진/VCNC
이번 소위에서 추가 논의를 결정하며 업계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 정기국회 일정이 다음달 9일 끝나는 가운데 이달 29일 예정된 본회의 전에 열려야 할 교통법안심사소위 일정도 확정되지 않았다. 타다는 지난 22일 "개정안이 타다 운영방식을 전면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며 "최소한의 사업예측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차차의 김성준 명예대표도 이날 "현행법은 소송을 통해 법 심판을 받도록 그대로 두고 '혁신 경쟁'을 시켜야 하는 것"이라며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법안 논의 일정은 미뤄졌지만 국회 밖에서의 사회적 갈등은 지속할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 2일 이재웅 쏘카 대표와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의 첫 공판이 예정돼 있어 택시단체의 전방위 압박이 예상된다.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이 대표와 박 대표 등을 스마트폰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운영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VCNC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세상은 변하고 있다"며 "법원의 새로운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택시단체는 즉각 환영 입장과 함께 타다 서비스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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