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 행사 관람객 부풀리기 의혹…이종호 의원 "책임 물어라"
재단 측 논란 일자 1만5000명→1만800명→6000명으로 정정…시의회, 예산 2억 삭감
2019-12-15 14:27:30 2019-12-15 14:27:30
[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대전문화재단이 주최한 ‘2019 아티언스 대전’의 관람객 숫자가 부풀려진 것으로 의심되는 문서가 나와 부풀리기 의혹이 일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문제는 대전시의회 예산심의에서 불거지며 재단 출연금 중 '아티언스 대전' 관련 몫으로 2억원을 삭감했다.
 
재단은 지난 10월 10일부터 31일까지 ‘대전예술가의 집’에서 과학과 예술을 접목한 ‘2019 아티언스 대전’을 치렀다. 주제전과 특별전, 체험존으로 나눠 치렀으며, 행사 종료 직후 보도 자료를 통해 관람객 1만5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밝혔었다.
 
그런데 지난 12일 특별전 관람객 수 집계표가 밖으로 흘러나오면서 관람객 숫자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집계표에는 11일부터 17일까지의 특별전 관람객 수가 적혀 있었는데, 최소 3명부터 최대 27명까지 총 91명이 방문했던 것으로 표기됐다. 하루 평균 13명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로 개막식이 있던 11일에도 10명으로 표기가 됐다. 개막식에 참석한 인원은 약 100여명. 이중 특별전에 초대된 외국인 인사들과 대전시장, 재단 직원 등이 참석했다. 3개 전시관 방문을 연인원으로 계산해도 300여명이다. 결국 전시 기간 내에 3개관을 연인원으로 계산했다고 해도 1000여명 내외 수준이다.
 
대전문화재단이 지난 10월 10일 개최한 '아티언스 대전' 개막식 장면. 사진/대전문화재단 공식블로그
총 예산 4억 원을 투입한 행사지만 예술감독 선정을 비롯해 지역 업체 수의계약 배제, 실적 부풀리기까지 역대 최악의 행사였다는 평이다.
 
문화재단은 실제 관람객 수와 이 문서의 진위 여부 등에 침묵하며 의혹을 키웠다. 재단 실무담당팀장은 수차례의 연락에도 답변하지 않고, 홍보팀도 "실무부서에서만 확인이 가능하다"며 방문객과 관련된 내용에 답을 주지 못했다.
 
대전시의회 조성칠 의원(중구1,민주당)은 "아티언스 대전은 사실상 재미있는 사업이다. 연구단지는 창의적 예술인이 필요하고, 예술인은 기술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취지가 굉장히 좋다. 연구단지가 예술과 결합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전시 형태가 강조돼, 취지에서 벗어났었다"고 평가했다.
 
시의회는 이런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1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우승호)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재단 대표를 불러 실제 관람객 수를 밝히라고 다그쳤다. 재단 측은 최초 보도자료에 표기된 것보다 5000여명 줄은 1만 800여명이 다녀갔다고 의회에 보고했으나, 이마저도 부풀리기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들이 나오며 패쇄회로영상을 요구했다. 결국 재단은 6000명 수준이라고 정정했고, 의회는 재단 출연금 중 행사비로 쓰일 몫 2억 원을 삭감했다.
 
13일에는 이종호 의원(동구2,민주당)이 5분 발언을 통해 "시장의 시정운영 철학과 동떨어진 비상식적인 일들이 산하기관에서 자행되고 있다"며 "2000만원 이하의 수의계약 6건을 서울과 경기도 소재 기업과 계약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시장을 무시하고, 시민을 기만하며 관람객 수를 조작, 뻥튀기해서 보고한 사실과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업체를 외면한 사유에 대한 합당한 사유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대전시는 문화재단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통해 재발방지는 물론 업무처리 과정에서 불법과 탈법이 있었다는 관련자는 물론 해당 기관장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허태정 시장에게 문화재단 대표의 경질을 요구하는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이종호 의원이 13일 열린 246회 2차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허태정 시장을 향해 문화재단 책임자의 책임을 요구했다. 사진/대전시의회
 
대전=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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