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선거제도 개혁안(공직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지정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은 내년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야 간 선거법 개정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게임의 룰'은 아직 안갯 속이지만 17일 국회의원 예비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사실상 21대 총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 패배하면 문재인 정부 레임덕이 앞당겨질 수 있는 만큼 '국정 안정론'을 앞세워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한다는 계획이다.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 정부의 각종 경제 정책 실패와 좌파 정권 심판론 등을 앞세워 총선을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군소 야당들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해 거대 양 당 구도를 깨겠다는 목표다.
제 21대 총선 예비 후보자 등록 시작을 하루 앞둔 16일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직원들이 예비후보자 등록 접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민주당은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이 불출마하는 지역을 전략 선거구, 이른바 전략 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전략 공천은 상향식으로 후보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중앙당 공천 기구가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후보를 직접 선정하는 제도다.
민주당은 현재 진행 중인 현역 의원들에 대한 평가가 완료되면 불출마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불출마자를 제외하고 하위 20%를 계산할 예정이다. 하위 20% 해당자는 당으로부터 사전 통보를 받게 된다.
현역 불출마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수도권 중심으로 전략 공천을 실시, 인재 영입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면서 개혁과 쇄신을 키워드로 전체 선거를 끌고 가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당은 내년 총선 후보 공천 작업을 진두 지휘할 공천관리위원장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당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공천관리위원장을 추천하는 '공천관리위원장 추진 위원회' 구성을 확정했다. 이르면 이번주 중 내년 총선에 출마할 한국당 후보를 결정 지을 공천관리위원장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현역 50% 물갈이'를 공언한 한국당은 엄격한 공천 룰을 앞세워 국면 전환을 모색 하고 있다. 입시와 채용, 병역, 국적 등 4대 비리에 연루되면 총선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년 정치 신인에게는 최대 50%, 중증 장애인과 탈북자·다문화 후보 등에게는 30%의 가산점을 주는 등 인재 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박주현(왼쪽부터 시계방향) 민주평화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12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식당에서 열린 여야 4+1 선거법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뉴시스
문제는 총선 예비 후보들은 선거 룰도, 출마 지역구의 통폐합 여부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라는 점이다. 선거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간 막판 힘 겨루기로 선거구는 물론 선거 방식 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비 후보 등록을 해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현재 지역구를 현행 253석에서 어떻게 조정할지 결정되지 않은 관계로 읍면동을 구체적으로 나누는 선거구 획정은 언제 이뤄질지 기약이 없다.
공직 선거법 제 24조 2에 따르면 국회는 국회의원 지역구를 선거일 1년 전에 확정해야 하지만, 이를 어겨도 제재 조항이 없어 지금으로선 선거법 개정안 통과가 가장 시급하다.
선거법 개정 논의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조정 비율'과 '석패율제 도입 여부'로 꼽힌다. 한국당은 16일 선거법 개정안 원안(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 처리하자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의석을 30석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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