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금융위원회가 미소금융 소액대출 상품을 확대하고 자격요건도 완화한다고 16일 밝혔다. 하지만 대출 핵심 기준은 여전히 엄격히 유지하고 있어 실질적 혜택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미소금융대출은 올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953명에게 총 70억4000만원이 이뤄졌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약 2500명, 200억원의 대출이 나가게 된다. 해마다 2만5000명, 2000억원 대출 목표에 10분의 1에 불과하다.
미소금융지점을 찾는 이용자도 하루 10~20여명에 불과해 사실상 '개점휴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금융위와 미소금융재단은 그간 운영과정에서 소액대출 수요가 많다고 보고 상품을 다양화 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창업보다는 운영·시설개선 등 영업자금 대출이 85.2%에 달한다"며 "자격요건이 까다롭고 실제 대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미소중앙재단만 시행중인 '전통시장 영세상인' 대출에 기업과 은행권 재단도 참여토록 했다. 또 상인회와 같이 그룹대출 운영이 가능한 대상을 찾아 1인당 500만원 한도(금리 4.5%) 대출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창업시 자기자본비율도 현재 50%에서 30%로 낮추고 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의 영업기간 조건도 현재 2년에서 1년으로 줄인다. 컨설팅 횟수도 현재 3회 이상에서 컨설팅 기관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완화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전히 핵심자격 요건은 엄격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에 재산은 수도권 1억3500만원 이하, 지방은 8000만원 이하인 사람만 이용 가능하다. 보유재산 대비 빚이 50%를 넘어서도 안된다.
전세자금, 가게 임대 보증금도 재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사실상 대도시에 전세집이 있거나 작은 가게를 가진 영세자영업자라면 대출이 불가능하다.
대출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도 문제다. 당장 자금이 급한 서민들에게 하루나 이틀정도 걸리는 일반 은행권 대출에 비해 한 달 정도 걸리는 미소금융이 인기 있을리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산과 신용 등급 등 핵심 기준이 완화되지 않는 이상, 미소금융 대출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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