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코스닥 상장사 중 일부는 실적이 부진하고 재무건정성도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부장이 주요 테마로 안착해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투자 측면에서는 해당 기업들에 대한 재무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선정한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55사 중 코스닥 기업은 16사다. 앞서 중기부는 소부장 분야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신산업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를 시행, 우선 55개 강소기업을 선정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17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출범식'에 참석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참석자들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이들의 주가는 대부분 크게 올랐다. 선정된 기업에 대한 중기부의 지원과 연기금, 모태펀드 등이 소부장에 투자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만큼 이들 기업에 대한 자금유입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당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회사의 기술력 만큼이나 재무상태, 펀더멘털 등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자재료 전문업체
대주전자재료(078600)는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약 20% 상승했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용 전도성 페이스트 △태양전지 전극재료 △고분자재료 △2차전지용 실리콘 음극재 등을 생산하는 대주전자재료는 특히 2차전지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SiOx(실리콘계산화물)계 음극활물질을 개발해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 속도나 재무상황은 회사의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 2015년 575억원에서 2018년 1029억원으로 증가했고, 2019년에도 3분기까지 836억을 기록하는 등 매년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들쑥날쑥하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적자전환한 뒤 2018년 4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올해는 다시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회사의 재무적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은 수년째 마이너스다. 2018년 말 -10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분기 말 기준 -214억원으로 확대됐다. 적자 지속에 따른 차입금 의존도가 커져 총차입금은 2018년 662억원에서 작년 3분기 779억원으로 늘었다. 이 중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 430억원에 달하지만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87억원 수준이다.
반도체장비 제조업체
쎄미시스코(136510) 또한 실적이 부진하다. 매출액은 2017년 250억원에서 2018년 219억원, 지난해 3분기 86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2017년 33억원에서 2018년 6억원 적자로 돌아선 뒤 작년에는 57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흑자를 유지하던 당기순이익도 40억원 적자상태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OCF)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쎄미시스코의 OCF는 2017년 46억원에서 2018년 14억원, 2019년엔 3분기 누적 -40억원이다. 잉여현금흐름 또한 마이너스만 커지고 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펀더멘털과 재무구조는 기본으로 점검해야 할 요인"이라며 "현재 재무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회사가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해 그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리스크는 완화되고 자금조달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해당 기술력이 상용화, 대중화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정부의 강소기업 선정은 테마주 성격을 띠는데, 과거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사례들을 살펴보면 모든 기업이 성장했다고 볼 수는 없다"라며 "기업이 가진 기술의 성장성과 재무구조, 펀더멘털 등을 모두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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