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제로페이, 교통카드 찍고 달리나
서울시, 교통카드 기능 결합…지역화폐 2000억 발행
2020-01-04 06:00:00 2020-01-04 0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제로페이가 올해 교통카드 결제를 도입하고, 지역화폐와 연계해 할인을 대폭 늘리는 등 이용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제로페이로 이용액 8조5330억원을 목표로 삼았지만, 전국 제로페이 이용액은 767억7400만원(서울 539억7900만원)을 기록했다. 제로페이 전국 가맹점 수는 32만4004곳, 서울은 17만919곳으로 가맹률은 각각 12.7%, 32.1%에 불과했다. 당초 계획했던 소득공제율 40%도 국무회의에서 직불카드, 현금영수증과 동일한 30%로 확정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속개된 2019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청 국정감사에 참석해 이진복 자유한국당 의원의 제로페이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는 올해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우선 상반기까지 결제앱안에 교통카드 기능을 결합한다. 티머니, 이비카드, 코레일 등 5개 교통카드 발행사와 제휴를 통해 결제앱에 교통카드를 삽입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앱을 열거나 교통카드 버튼을 누르지 않고 휴대폰 온라인 상태로 결제가 가능하다. 적용대상은 버스, 지하철 철도, 도로, 택시다.
 
제로페이와 연계한 2000억원 규모의 모바일 지역화폐 '서울사랑상품권'도 1월 중에 발행한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1인당 월 10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다. 상품권 구매 시에는 7% 할인이 적용되며, 설 명절을 포함한 특별판매 기간에는 1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카카오페이 인터페이스(UI)에 제로페이를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며, 합의가 성사되면 일사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28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우리먼저 제로페이 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이 한 부스에서 제로페이를 이용해 물건을 결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간편결제진흥원에서는 제로페이 이용 편의성 개선을 위해 테깅, 테이블 오더 방식의 시범 도입도 검토 중이다. 제로페이는 간편결제 앱을 열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QR 코드를 찍은 뒤 사용자가 직접 결제 금액을 입력해야 해 결제방식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을지로입구 지하 상가에서 장사를 하는 A씨는 "아무래도 (결제가) 번거롭다 보니, 시청 공무원 외에는 제로페이로 결제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시는 올해 20억원을 들여 제로페이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따릉이를 포함해 서울대공원, 서울식물원, 서울시립과학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공용주차장에선 등에선 제로페이 결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포화한 결제업체 시장에서 제로페이 성장세에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중소서민금융연구실장은 "제로페이가 유일하게 우위에 있는 게 조금 높은 소득공제율이었다. 사용자 입장에서 무엇이 더 편리한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해 5월 29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서울시-5개 민간 법인·단체 제로페이 활성화 업무협약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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