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주택 자산 규모가 또 한 번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그러나 집값이 오를수록 서울에서 실제로 사는 사람들은 줄어드는 역설적인 흐름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지인과 외국인의 매수는 늘어나는 반면, 높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청년층을 중심으로 서울을 떠나는 움직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시가총액은 18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 가운데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43.3% 수준으로, 전고점인 2020년 8월 말을 넘어선 사실상 역대 최고치에 해당합니다. 해당 수치는 임대를 제외한 매매 가능 아파트의 추정 시세를 합산해 산출된 것입니다. 집값 상승이 누적되면서 최근 1년 사이 시가총액 증가 규모만 200조원을 웃돈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자산 규모가 커진 서울 주택시장은 외부 수요의 유입도 함께 키우고 있습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을 매입한 외지인은 4만5922명으로, 전년보다 18.9% 늘었습니다. 이는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실제 거주 목적보다는 자산 투자 성격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수자 네 명 중 한 명꼴로 서울 외 지역 거주자가 서울 주택을 사들인 셈입니다.
외지인 매수는 집값 상승폭이 컸던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송파구와 강동구, 마포구, 영등포구 등 강남권과 한강 인접 지역이 대표적입니다. 매수자의 상당수는 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였지만, 일부 지방에서도 서울 주택을 사들이는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서울과 다른 지역 간 집값 격차가 벌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되는 서울로 자금이 몰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외국인의 서울 집 매수 역시 꾸준히 증가세입니다. 지난해 외국인의 서울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건수는 1916건으로, 2021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외국인 매수도 강남 3구와 한강벨트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며, 서울 핵심 지역에 대한 선호가 내국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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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서울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동안, 서울을 떠나는 인구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2025년 11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서울은 최근 들어 전입보다 전출이 많아지며 순유출 흐름이 뚜렷해졌습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순유출 규모는 매달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8월 –1815명이던 서울 순유출 규모는 9월 –3382명, 10월 –4705명으로 커졌고, 11월에는 –5504명까지 늘어나며 세 달 연속 확대됐습니다. 서울을 떠나는 흐름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움직임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서울 떠나는 청년층…수도권 외곽 이동 흐름 뚜렷
서울 이탈의 중심에는 청년층이 있습니다. 통계청의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수도권 내 서울 순유출 청년 인구는 1만명으로 1년 전(2000명)과 비교해 5배가 늘었습니다. 직장과 교육을 이유로 서울로 유입되는 인구도 적지 않지만, 주택과 가족 문제로 도시를 떠나는 규모가 이를 웃돌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청년층의 주거 현실은 주택 보유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2024년 기준 주택을 보유한 청년층(15~39세)은 165만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의 11.5%에 불과합니다. 상당수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는 청년층이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자산 축적 수단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하면서, 실수요자인 청년층의 주거 수요는 경기·인천 등 수도권 외곽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 집값의 고공 행진이 이어질수록, 도심 주거의 세대 간 격차와 지역 간 불균형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지난해 서울이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컸으며 연립, 다세대나 오피스텔 등 1~2인 청년 세대 중심의 수요가 집중된 주택 공급들도 감소했다"며 "전세 매물 부족이나 월세화가 진행되면서 청년층의 순유출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립, 다세대나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역세권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고 매입임대사업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일부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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