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불안심리 차단, 비축유 2억배럴 방출 '검토'
홍남기 부총리 긴급장관회의 주재, 수요 절감 조치도 시행
2020-01-06 15:13:53 2020-01-06 16:48:24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미국과 이란간 갈등 고조에 정부는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면서 경제 주체들의 불안 심리 확산을 차단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정부는 상황에 따라 민관이 보유한 2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과 석유수요 절감 조치도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 미국의 대 이란 추가 제재시 우리 기업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 상황 등을 고려한 '컨틴전시 플랜'도 가동한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국내 경제 상황을 점검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른 5일 서울의 한 주유소의 휘발류가 리터당 1976원, 경유는 1822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회의에서는 이란발 악재에 따른 국내 시장 동요 차단, 국내 정유업체들의 이란산 원유수급 점검, 국제유가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 현지 기업들의 활동 등이 논의됐다. 나아가 미국이 이란을 대상으로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 기업들이 사용 가능한 결제수단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당장 경제주체들의 불안 심리가 확산되지 않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당장 우리 경제에 영향이 없다 해도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 전반적으로 경기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고유가 대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석유·가스 수급 위기에 대비한 비상체계 가동도 고려 중이다.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2019년 11월 기준으로 기업과 정부가 보유 중인 2억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고, 수요 절감 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시행하는 것이 대표적 조치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 부담 증가를 우려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오일 생산에 지장이 발생하면 글로벌 경제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안전자산 선호 흐름이 강해져 달러가 오르고 외국인 투자 자금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값은 1월 첫주 기준 7주째 올랐지만, 이는 중동 산유국들의 올해 감산 결정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강행하면 상황은 복잡하게 꼬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내 수입원유의 70%가 지나는 관문이자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0%를 담당하고 있어서다.

세종=강명연·백주아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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