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친환경 바람을 타고 전세계에서 꾸준히 증가했던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질주를 멈추면서 배터리사들의 올해 성장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자동차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판매량이 지난해 하반기 나란히 줄며 올해 배터리사들도 과거 같은 '폭풍 성장'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전망이다.
7일 전기차 시장조사기관 EV세일즈에 따르면 올 7~11월 전기차 판매량은 81만5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15.4% 감소했다.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도 약 2.2%로 지난해 말 3.5%보다 1.3%p 줄었다.
전기차 판매 하락과 함께 전기차에 설치된 배터리셀 사용량도 지난해 8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11월 사용량은 10.49Gwh로 전년 동월보다 24.7% 감소했다. 10월에도 전년 동월보다 25.6% 줄어든 7.8Gwh를 기록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전기차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EV세일즈에 따르면 2015년 55만대 규모였던 전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7년 98만대 수준으로 커졌다. 폭발하는 전기차 수요에 배터리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판매가 하락세를 탄 것이다.
전기차 판매량에 제동이 걸린 것은 자동차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 판매량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11월 전기차 판매량은 9만7000대로 전년 동월보다 42.1% 줄었다. 미국은 같은 기간 2만2000대 팔리며 25.7% 감소했다.
두 나라 모두 정책 변화로 인해 전기차 판매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2012년부터 전기차 구매자에게 지급하던 보조금 정책을 올해까지만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유·화학 업계와의 이해관계 때문에 각종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전기차에 대한 인기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중국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단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했는데 전반적인 수요가 줄며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중국은 자국 배터리를 단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시장에서도 자동차 2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올해 수요 증가에 크게 기대를 걸지 않는 분위기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통상 전기차 판매는 보조금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중국과 미국의 정책 약세로 올해 판매 판도가 전기차 성장 추세에서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BMW 전기차.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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