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번주 중간 간부 인사 주목…"문책 인정, 내부 시각 확산"
"조국 권력형 비리 혐의 못찾아"…청와대 대상 수사라인 교체 예상
수사 이어지되 신중하게 접근할듯…"조국 불구속 기소 후 인사이동"
2020-01-12 09:00:00 2020-01-12 09: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법무부가 이르면 이번 주 차장·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 간부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고위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인 대검찰청 간부 8명이 모두 교체되면서 반발 기류도 나왔지만, 조국 전 법무장관 등 무리한 수사에 따른 문책으로 마땅한 인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인사 이후 조국 전 법무장관과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는 신중해지고 반발로만 비춰지던 검찰 개혁 내부 분위기는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 주 고검검사급 검사에 대한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사 규모는 전해지지 않았으나, 검찰 안팎에서는 대검검사급 인사에 이어 청와대를 상대로 한 주요 수사와 관련된 중간 간부가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한 송경호 3차장과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신봉수 2차장과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이, 서울동부지검에서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의혹을 수사 중인 홍승욱 차장과 이정섭 형사6부장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지방의 한 검사는 "지난 인사에서는 소위 '윤석열 라인'을 타고 잘나가는 간부를 보면서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며 "이번 고위 인사에 대해 일부는 반발했다고 하는데, 인사 내용을 인정하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서울중앙지검 등 차장들도 물갈이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간 간부 인사가 단행되더라도 주요 수사는 이어지겠지만, 검찰이 수사를 대하는 방식이 이전과는 다를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고위 간부 인사가 줬던 신호가 확실했던 만큼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번 고위 인사가 예상외로 세게 진행됐다는 평가가 맞는다고 본다"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조국 전 장관 수사에 대해 이렇다 할 결과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수부 검사들이 대대적으로 수사했는데, 권력형 비리라고 볼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안 나왔다"며 "뇌물로 기소한 딸의 장학금도 대가성이 분명하지 않아 공소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수사도 그대로 가겠지만, 인사가 문책성으로 났으니 검찰이 수사 결과를 예전처럼 내놓으면 안 될 것"이라며 "조국 전 장관의 수사처럼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 이후 그동안 반발 일색이던 검찰 개혁에 대해 내부에서도 인식을 달리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평소 내부 개혁을 주장해 온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10일 자신의 SNS에 "검찰 개혁이 20년은 더 걸린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며 "물갈이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직업공무원제도 하에서 부득이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루라도 더 빨리 검찰이 바로 서도록 안에서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부장사들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총장, 강남일 차장,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이원석 기조부장. 사진/뉴시스
 
한편 주요 수사 가운데 유 전 부시장 감찰 의혹에 대한 수사는 중간 간부 인사가 적용되기 전 조 전 장관을 불구속기소하면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주 조국 전 장관을 기소하고, 중간 간부 인사이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의 비리 첩보를 입수하고도 감찰을 무마한 것으로 판단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12월23일 조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같은 달 27일 "범죄 혐의는 소명된다"면서도 "현 단계에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 이후 열흘 만인 이달 6일 조 전 장관에 대한 3차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6일 오후 3번째 소환돼 조사를 받은 후 차량을 타고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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