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세 번째 설 연휴를 맞이한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24일은 문 대통령의 68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중국 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가족들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2일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우한 폐렴'에 대한 상황을 보고받고 "검역 및 예방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지금까지 공항과 항만 검역 중심으로 대응이 이루어졌는데, 이제는 지역사회에서도 충분한 대응 체계를 갖추도록 챙겨 달라"며 설 연휴 특별대책을 주문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실제 연휴와 현안이 겹칠 경우 문 대통령은 현안 대응을 우선한 바 있다. 2018년 취임 후 첫 설 연휴는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일정으로 빽빽했다. 문 대통령은 설날 당일만 공개일정 없이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고, 그 외에는 평창을 방문해 시합을 관람하거나 올림픽 계기로 방한한 해외 정상들과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큰 현안이 없었던 2019년 설에는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했다.
한편 역대 대통령들은 설 명절에 재래시장을 찾아 민심을 청취하거나, 보육원과 양로원 등을 찾아 소외된 국민들을 보살폈다. 안전행정부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역대 대통령의 설 연휴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새해 아침 어린이들을 청와대(경무대)로 초청해 세배를 받고 선물을 줬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고향 거제를 방문해 부모님 댁을 찾아 세배하거나 양로원을 찾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래시장을 찾아 IMF 외환위기로 힘들어하는 서민들을 만났고, 청와대 관저에서 세배객들을 맞이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과 서로 맞절하며 새해 인사를 하고, 1만원의 세뱃돈을 나눠주는 모습이 기록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인근 통인시장을 찾아 설 물가를 살피거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세계문명전 '실크로드와 둔황'을 관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설 연휴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관저에서 조용하게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월2일 푸른 두루마기 한복을 입고 2019년 설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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