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오는 4·15 총선에서 충남 공주·부여·청양은 5선에 도전하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이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는 곳이다.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에서도 리턴 매치로 주목 받는 선거구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총선에서는 정 의원이 박 전 의원을 3367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당시 박 전 의원은 공주·부여·청양이 한 선거구로 묶이면서 낙선했다. 박 전 의원은 고향인 공주에서 정 의원을 이겼지만,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부여와 청양에서 밀리며 결국 정 의원에게 석패했다. 이번 총선은 전·현직 의원 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 공주와 부여·청양 두 군데 지역구였지만, 2016년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이 새롭게 정해지면서 20대 총선부터 하나로 합쳐졌다. 공주시가 인구 하한선에 걸려 공주·부여·청양이 단일 선거구로 묶이게 된 것이다.
오는 4·15 총선에서 충남 공주·부여·청양은 5선에 도전하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전 의원이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는 곳이다. (왼쪽)민주당 박수현 의원·한국당 정진석 의원. 사진/ 뉴시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충청권 보수의 심장과 같은 지역이다. 부여 출신인 고(故) 김종필 전 총재의 정치 기반이었으며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충청 대망론 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곳으로, 보수 성향이 짙다.
특히 부여군과 청양군은 지난 지방선거 전까지 단 한 차례도 국회의원과 기초 단체장을 진보 진영에 빼앗긴 적이 없었던 절대 보수 강세 지역이었다.
하지만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세 지역 시장·군수를 싹쓸이 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바꼈다. 더 이상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기가 애매해지면서 이번 총선에선 '보수 사수'와 '진보 탈환'을 놓고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인구가 가장 많은 공주는 여권 성향인 반면 보수적 성향이 강한 청양·부여가 맞서면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일찌감치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고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공주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충청 지역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박종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19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청와대 초대 대변인, 문희상 국회의장 비서 실장 등을 역임했다. 민주당 대변인과 원내 대변인 등 당 대변인만 3번을 거치면서 언론 소통과 친화력 측면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대 의원 시절 기자들이 선정한 '국회를 빛낸 바른 언어상'을 2년 연속 수상, '백봉 신사상'도 받은 바 있다.
5선 도전에 나서는 정 의원은 김종필 전 총재의 '정치적 아들'임을 자청라며 보수 지지층들로부터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할 경우 충청권 대표 주자로 우뚝 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언론인 출신인 정 의원은 1999년 김 전 총재가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의 명예 총재 특보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부친 정석모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충남 공주 연기에 자민련 공천으로 출마, 당선됐다.
2010년 이명박 정부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면서 2010년 세종시 문제로 한나라당이 내분을 겪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당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을 주선하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정권 시절에 집권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경력과 과거 공약이었던 제 2금강교 건설 설계비 확보와 충남도 15개 시·군 중 유일하게 일반 산업 단지가 없던 부여군에 행정안정부의 중앙 투자 심사 조건부 승인 등을 공약 이행 주요 성과로 꼽으며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바뀐 판세로 굳건한 기존 지지층에 분열된 보수층을 결집해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지방선거에서 세 지역 시·군 단체장 모두 민주당이 승리한 만큼 치열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인물론, 보수 성향, 지역 주민들이 무엇으로 판단할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민심이 선거 직전까지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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