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일명 ‘우한 폐렴’ 확산에 따라 국제 해상을 떠다니는 선박과 선원 및 해운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현재 상태는 감염병 대응 매뉴얼상 세 번째에 해당하는 ‘경계’(1단계 관심, 2단계 주의, 4단계 심각) 단계로, 사태가 악화할 시 해운사 주재원 가족 복귀, 여객선 감편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총 23명의 주재원을 파견한 현대상선은 현재 긴장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본부는 상하이에, 남중국본부는 선전에 각각 위치해 있는데, 두 곳 모두 확진자가 나온 지역이다. 이들 본부 등에 근무 중인 주재원들은 현재 중국 정부의 조치에 따라 춘절(중국의 ‘설’ 명절) 연휴 기간이 끝나는 내달 2일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폐렴 확산에 따라 지난 24일부터 오는 30일까지인 춘절 연휴를 내달 2일까지 연장키로 한 바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 불요불급한 출장이 아니면 중국 출장을 자제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본사에서는 주재원 가족 복귀 등 추가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하이 인민정부가 내달 9일까지 출금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사태가 장기화하면 물류 통행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한 폐렴 확산에 국제 해상을 떠다니는 선박과 선원 및 해운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현대상선
선박 관리와 선원 안전도 비상이다. 국제운수노조연맹(ITF)은 선원들에게 ‘중국에서 동물 및 감염병 증상을 보이는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위생 수칙을 준수토록’하는 등의 권고를 내렸다. 각 해운사들도 선원들에게 관련 주요 사항과 정보를 공유하고 선내에서만 생활토록 하는 지시를 전달한 상태다. 선박은 본래 검역을 철저히 하지만 국제 해상을 떠다니다보니 경계를 풀 수 없다. 우한폐렴은 우한시가 속한 허베이성을 넘어 베이징 등 중국 전역과 독일·미국·멕시코·러시아와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간 여객선은 아직 정상 운항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사태가 ‘심각’까지 격상할 경우 입출항에 문제가 되는 국가 대상 여객선 감편이나 운항 노선 조정도 고려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선박 검역과 선원 예방 조치는 주요 선사와 협회를 통해 안내 조치했지만 국제여객선이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아직 감편이나 운항 잠정 중단 단계는 아니지만 항공과 연계해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통합 논의해 정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우한폐렴은 지난달부터 중국 후베이성의 중심 도시인 우한시에서 집단 발병하기 시작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병원체는 사스, 메르스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형으로 알려졌다. 발열과 기침, 콧물, 가래, 호흡곤란, 흉통 등이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 중국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국에서 감염자 106명이 사망했다. 보건당국이 파악한 국내 확진자 수는 현재 4명이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중앙사고수습본부 제1차 회의’를 열고 감염병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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