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야당은 정부의 검찰 인사를 '검찰 학살'로 규정하고 4·15 총선의 핵심 의제로 띄우려 하고 있다. 총선 승리로 유의마한 의석수가 확보되면 특검을 통해 정부의 '검찰 학살'을 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야당으로서는 검찰 인사에 대한 논란을 키워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에 대한 비판 여론을 확산시키고 지지층의 결속력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학살TF' 첫 회의에서 "이번 검찰 인사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은 꿈도 꾸지 말라는 경고"라며 "직제 개편을 (인사의 이유로) 내세웠지만, 검찰을 장악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악한 인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재인정권과 이성윤 서울 중앙지검장의 실체를 TF서 낱낱이 밝히겠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TF 위원장인 권성동 의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8일 국회에서 '검찰학살 TF'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당은 검찰총장 임기 연장과 공수처 폐지를 총선 공약을 내세우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우리는 검찰총장 임기를 2년보다 더 길게 해서 한 번 대통령이 임명하면 임기 중에는 다른 총장으로 교체하지 못하도록, 정권의 눈치를 못 보게 하는 제도를 마련해 총선 공약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당은 총선에 반드시 승리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폐지하고 검찰 인사권과 예산권을 대검찰청에 두는 것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정부의 검찰에 대한 압박 사태에 대해 특검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특검은 국회 본회의에서 과반 동의가 필요해 현재 108석의 한국당으로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한국당은 총선에서 승리한 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방해로 특검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21대 국회에서 곧바로 특검이 발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29일 법사위 차원에서 정부를 상대로 긴급현안질의를 열고 최근 검찰 인사에 대한 정부 입장을 따져 물을 예정이다. 심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를 열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불러 검찰 학살인사에 대한 부분을 가장 먼저 따져야 한다"면서 "민생 입법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왜 이렇게 검찰학살 인사를 했는지 그 이야기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새보수당은 청와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의 검찰 인사와 관련해 문재인정권이 법치를 파괴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에 불응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하태경 책임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줘 놓고는 검찰의 칼 끝이 권력형 부패 비리 측근들로 향하자 검찰 숙청을 단행했다"며 "박근혜정권보다 더한 적폐를 문 대통령이 저지르고 있다. 5공 정권이 군부파시즘이었다면 지금 문 정권은 민간파시즘"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윤 총장에게 문 대통령과의 싸움에서 절대지지 말라고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보수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검찰 이슈와 관련해 한 목소리를 내면서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이슈가 보수통합을 위한 의제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현실화는 어렵지만 검찰 인사와 관련한 특검과 추미애 장관 탄핵 등을 함께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4·15 총선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여당으로선 하루 빨리 선거구 획정과 민생법안 처리를 마무리 짓기 위해 야당의 협조를 구할 방침이지만, 보수야당은 검찰 인사의 부당성을 알리는데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평행선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2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에서 문재인 정권 검찰 보복 인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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