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데뷔한 지 7년이 됐습니다. 멤버 숫자도 7명이죠. 숫자 ‘7’에 관한 뜨거운 앨범이 될 겁니다.”
다음달 21일 발매될 앨범의 기대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답했다. 28일(현지시간) 생방송으로 방영된 ‘제임스 코든쇼’에 출연해서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선공개곡인 ‘Black Swan’의 첫 무대를 가졌다.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에 오른 심경과 새 앨범, 월드투어에 관한 소식도 함께 전했다.
‘K팝 가수 최초로 그래미 무대에 올랐는데 어떤 부분이 특별했냐’는 질문에 제이 홉은 “모든 것이 우리에겐 너무도 특별했다”며 “K팝, BTS가 그래미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는 자체가 믿겨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슈가는 “다음에는 꼭 BTS 단독 무대를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새 앨범에 관한 질문에서 RM은 숫자 7에 관한 앨범임을 강조하면서 “댄스부터 음악까지 열심히 준비했다”고 답했다. 전날 멤버들은 ‘아이하트라디오 라이브 위드 BTS’에 출연해서도 “다음 앨범의 퍼포먼스는 엄청날 것”이라 소개한 바 있다. 코든이 ‘(어려운) 안무를 까먹으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홉은 “상관하지 않는다”며 너스레를 떨고, 진은 “쏘리 플리즈”라며 재치있게 응수했다.
이날 코든은 방송 초반부터 배우 애시튼 커쳐 등 미국 유명인들과 “BTS”를 언급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방송 중반 코든이 전화 연기를 하다 방탄소년단 대기실을 비춘 첫 장면에선 이날 가장 큰 함성이 쏟아졌다. ‘기분이 어떻냐’는 질문에 대기실에 있던 멤버들은 “이보다 좋은 적이 없다(Never Better)”고 밝게 외쳤다.
방탄소년단 '블랙스완' 무대. 사진/CBS 라이브 영상 캡처
방송 말미 방탄소년단은 세계 최초로 ‘Black Swan’ 무대를 가졌다. 올블랙 의상에 맨발로 무대에 선 멤버들은 기존 K팝 군무에 유려하고 부드러운 춤선을 섞어 보였다. 강약 완급조절과 대열을 이뤄 이동하는 모습에서 자연스레 흑조가 연상됐다. 숲 속의 호수, 폭포가 떨어지는 LED 절경 연출이 음악, 퍼포먼스 분위기를 배가 시켰다.
앞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Black Swan’이 미국 현대 무용의 대가 마사 그레이엄(1894~1991)의 명언을 모티브로 한 곡이라고 밝혔다. 곡은 무용수가 춤을 그만둘 때 첫 번째 죽음을 맞이하듯, 아티스트로서 더 이상 무대에 서지 못하게 되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을 노래하고 있다. 음악이 큰 감동이나 떨림이 되지 못한다면 자신들 역시 죽은 것과 다르지 않겠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 깊은 곳의 열정, 존재론적 의미가 더 깊게 다가온다는 의미다.
그레이엄은 무용의 물길을 바꿔놨다고 평가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흔히 직선 동작을 많이 쓰는 고전발레에 '곡선'의 개념을 들여 무용의 새 지평을 열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검은 백조가 넘실 거리는 듯한 슬로베니아 현대무용팀 엠엔 댄스 컴퍼니의 무용 영상을 뮤직비디오로 공개한 바 있다. 이날 무대를 비롯한 최근 행보들은 모두 그레이엄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빅히트에 따르면 ‘블랙스완’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각각 57위와 46위로 진입했다. 오는 2월21일 이 곡이 포함된 정규 4집이 발매된다.
방탄소년단 '블랙 스완' 무대. 사진/CBS 라이브 영상 캡처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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