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50% 미만 출근 시 지급되지 않는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환경미화원 이모씨 등 9명이 서울 종로구 등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 관한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에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서울시청노동조합원인 이씨 등은 종로구 등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12월~2014년 8월 각각 퇴사했으며, 2012년 12월과 2014년 9월에 합의된 임금 단체협약에 따라 새롭게 산정된 기말수당, 정근수당, 체력단련비와 명절휴가비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2012년도 환경미화원 임금지급 기준'에서는 출근율이 50% 미만이면 각 수당과 명절휴가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정해졌다. 또 '2014년도 환경미화원 임금지급 기준'에서는 각 수당은 출근율이 50% 미만이면 지급하지 않지만, 명절휴가비는 출근율이 50% 미만에도 절반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서울시장과 노조는 이 기준을 2014년 1월1일 기준 재직자에 대해 2014년 1월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1심은 "2012년 9월 이후 기말수당, 정근수당, 체력단련비와 2014년 이후 명절휴가비는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갖춘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며 종로구 등이 이씨 등에게 미지급된 수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2012년 9월 이후 기말수당, 정근수당, 체력단련비에 관한 출근율 지급 기준은 정상적인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근로자에게는 그와 같은 상여금을 지급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한에 해당할 뿐이므로 이것만으로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인 고정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2014년 환경미화원 임금 기준상의 '상여금 지급대상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 한한다'는 규정은 당기 상여금 '전액'은 당기 말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게 지급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이 규정이 중도에 퇴직한 자에게는 이미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는 상여금 부분도 지급하지 않는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2심도 "근무 일수 조건을 둔 출근율에는 공가·연차 등으로 인한 휴무는 포함하지 않고 있어 출근율 50%를 달성하지 못하는 근로자는 극히 예외적일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이러한 극히 예외적일 때만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정상적인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근로자에게 상여금을 지급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 불과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고 승소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통상임금의 고정성, 단체협약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2012년도 환경미화원 임금지급 기준'에서 각 수당과 명절휴가비의 지급에 관해 일정 근무 일수를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 부가됐고, 그러한 조건이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그와 다른 노동 관행이 존재한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적어도 '2012년도 환경미화원 임금지급 기준'이 마련된 이후에는 각 수당과 명절휴가비는 고정성을 결여하게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4년 9월 체결된 '2014년도 환경미화원 임금지급 기준'은 2014년 8월 이전에 퇴직한 이 사건 환경미화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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