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차 업계 '코로나' 직격탄…부품수급 차질에 '휘청'
2020-02-03 18:01:19 2020-02-03 18:01:19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가 중국산 부품수급 차질, 공장 가동중단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다방면으로 대안을 찾고 있지만 어떤 방식을 택하더라도 생산 차질과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이날 협의회를 갖고 공장가동 중단 여부를 논의했다. 노사는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위기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함께 협력해 대응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아자동차는 이날부터 화성, 광주공장 감산에 돌입했으며, 쌍용자동차도 이달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는 제네럴모터스(GM)와 르노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어 상대적으로 부품수급 상황은 낫지만 향후 흐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장 셧다운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지만 현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신형 코로나 확산 여파가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강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기아차와 쌍용차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셧다운’ 사태를 맞이한 것은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재고가 바닥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품은 주로 1차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확산될 경우 업계의 위기가 훨씬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만약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와 감염지역이 확대된다면 생산중단은 와이어링 하니스를 넘어 다종의 부품으로 확장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자동차 업체들의 가동률 하락은 물론 자동차 소비 심리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이 아닌 동남아 등 다른 곳에서 부품을 받거나 국내에서의 생산을 늘리는 등의 다양한 대안을 모색 중이다. 문제는 어떤 대안도 수급 차질을 완전히 막기 어렵고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중국에 생산기지를 마련한 것은 무엇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인데 국내에서 생산을 하게 되면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 모두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며 "물류 비용과 부품 공급 시기 지연 등을 생각하면 거리가 먼 지역에서 부품을 받아오는 결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는 4일부터 12일까지 쌍용차는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사진/쌍용차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현대차와 기아차가 회복세를 나타내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65만대, 30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각각 17.7%, 17.1%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현대차는 73만대, 기아차는 36만대로 12.3%, 8.0% 증가를 목표로 했다. 중국 자동차 수요가 냉각되면서 목표를 달성은 쉽지 않다.
 
또한 쌍용차는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이 유력한데, 현실화되면 1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하게 된다. 또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노사갈등과 실적 부진으로 철수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여파로 판매회복을 위한 구심점을 상실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중국의 상황은 자동차 판매가 문제가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가 훨씬 절박하다”면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무너진다면 글로벌 전체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자동차 업계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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