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유로존 악재와 천안함 사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으로 1190원대로 폭등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폭등한 1194.10원에 거래가 끝났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29일 기록한 1196원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40원 오른 1169.50원에 거래가 시작돼 곧바로 1170원대를 상향 돌파했다.
독일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 고조와 역외환율 상승 등 극심한 위험자산 회피현상에 따른 것이다.
지난밤 유로화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1.24달러대로 다시 급등했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스와프포인트를 감안해 3.80원 상승한 1168.90원으로 마감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하면서 역내외 참가자들이 앞다퉈 달러 매수에 나선 결과 환율이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정부 합동조사단의 천안함사태 원인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이후 급등세를 탔다.
당초 참가자들은 천안함 사건이 이미 시장에 노출된 재료이기 때문에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사고 원인 조사 발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단호한 조처를 취할 것을 천명하고, 북한은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날조극'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남한에 파견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태가 악화할 조짐을 보이자 달러 매수 심리가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주식시장도 대북 리스크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며 폭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9.90포인트 하락한 1600.18포인트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1591.93포인트까지 밀려 지난 2월26일 이후 3개월만에 16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90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외환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외환은행 딜러는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천안함 발표 이후 시장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남유럽 위기와 대북 리스크, 주식시장 폭락 등 환율 상승 재료가 충분해 향후 1200원대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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