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론 "징용공 이익 우선해 한일 갈등"…문 대통령 "국제사회 원칙은 피해자 중심주의"
"위안부 합의, 피해자 중심주의 입각하지 않아 국민동의 못 구한 것"
"강제 징용 피해자 소송 대리인 한 것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
2020-02-11 15:00:00 2020-02-11 15:00:0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자신이 과거 인권변호사 시절의 경험 때문에 한일 갈등의 핵심인 일제 강제징용공 문제에서 양국 관계보다 피해자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피해자 중심주의는 국제사회의 합의된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과 만나 일본 요미우리 신문의 보도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이러한 반응을 전달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피해자의 소송대리인을 한 것을 요미우리 신문이 문제삼지만) 나는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변호사를 할 때 대형 법인에서 활동하지 않았고 (변호사를 휴업할 때) 사외이사 등의 (영리적)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자부했다.
 
이어 "(일본 언론이 그렇게) 소송대리인 프레임을 걸 수는 있으나 유엔(UN) 인권위원회 등 국제사회의 확립된 원칙이 피해자 중심주의다. 피해자중심주의는 국제사회 합의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정부 시절) 위안부 합의도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하지 않아 국민동의를 못 구한 것"이라며 "그래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해법을 모색하는 것도 피해자 동의가 가장 큰 원칙"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소송대리인으로서 피해자의 마음은 제가 (누구보다) 더 잘 안다"며 "하지만 소송대리인의 경험 때문에, 대한민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하려는게 아니다. 그것이 국제사회의 대원칙이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와 관련. 소송대리인으로만 활동한 게 아니다"라며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8월 한일회담 문서공개 후속대책으로 만들어진 민관공동위원회(당시 공동위원장 이해찬 총리, 양삼승 변호사) 위원으로도 활동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위원회에서도 '강제징용 피해자의 개인청구권이 소멸된 것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냈다"면서 "그런데 마치 소송대리인의 입장으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접근하는 것처럼 보도한 것은 사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오전 '[한일의 현장] 문 대통령의 실상' 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기사를 시작하면서 첫 번째 주제로 '1. 징용공의 이익 최우선'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요미우리는 지난 2000년 당시 문 대통령이 대표 변호사로 있던 부산종합법률사무소가 강제징용 소송에 관여하게 된 상황을 전하고, 문 대통령의 그러한 경험이 한일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우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요미우리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의 발언을 인용해 "피해자 중심주의는 인권변호사였던 문 대통령의 신념이자, 철학"이라면서 지금의 한일 대립을 일본 정부의 '국가 중심주의'와 문 대통령의 '피해자 중심주의'의 충돌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2018년 8월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앞서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장미묘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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