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애플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애플TV+의 국내 론칭이 가시화되고 있다. 넷플릭스를 대적할 OTT 만들기에 국내 업체들이 각계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글로벌 OTT가 국내 시장에 또 진출하는 격이다. 디즈니+의 진출도 연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국내 OTT 시장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홈페이지에 한국에서 일할 비디오 사업 리더(Video Business Lead)를 담당할 인력 채용공고를 게재했다. 애플은 한국에서 영상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재능있고, 혁신적인 인재를 원한다고 밝혔다. 영화 스튜디오와 영상 플랫폼 제공업체, 방송사 등에서 근무한 경험 등 TV와 영화 산업계에서 경력을 요구했다. 채용 후에는 애플코리아의 비디오 팀을 담당하게 된다.
이는 앞서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할 당시 취했던 행보와 비슷하다. 때문에 애플이 지난해 론칭한 자사의 OTT 서비스 애플TV+를 한국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기업의 채용이 일반적으로 공고부터 6개월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애플TV+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TV+의 화면. 사진/애플 홈페이지
애플TV+ 이용료는 월 4.99달러(5900원)로 총 6명이 이용 가능하며 애플TV+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TV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모닝쇼, 씨(SEE), 엘리펀트 퀸 등 드라마와 영화를 비롯해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는 독서 토론 토크쇼 오프라의 북클럽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 콘텐츠 기업이 아닌 애플이기에 파급력 있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저가에 OTT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TV로도 이용이 가능해 범용성도 넓은 편이다. 가격과 범용성 면에서 국내 사업자들에게 부담 요인일 수 있다.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OTT 시장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국내 시장은 넷플릭스가 지난해 기준 유료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3사와 SK텔레콤이 결합한 웨이브가 넷플릭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닐슨코리아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웨이브 순이용자가 315만명을 기록하며 넷플릭스(205만명)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아직 유료가입자 기준으로는 넷플릭스가 앞서고 있다. KT는 자사 OTT를 업그레이드 하며 시즌으로 OTT 사업 확장에 나섰고, CJ ENM 티빙은 JTBC와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 3개월만에 가입자 3000만명 가까이를 모은 디즈니+의 국내 진출도 올해 안에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디즈니를 잡기 위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치열한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디즈니+가 복수의 업체와 동시에 계약할 가능성을 비롯해 디즈니코리아에 디즈니+ 관련 인력을 확충해 독자적으로 서비스에 나설 가능성이 열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OTT 이용자들은 월 단위로도 플랫폼 이동이 심한 편인 가운데 국내 OTT 시장에 사업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형국"이라며 "가입자 유지 전략뿐 아니라 새로 확보하기 위해 가격 및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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