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중소기업계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 유관 단체들이 25일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생협력법 개정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했다.
상생협력법 개정안은 지난 2018년 발의됐지만 1년 넘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독소 조항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대기업이 기존에 거래하던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물품과 유사한 물품을 자체 제조하거나 제3자에게 제조를 위탁한 경우 대기업의 기술유용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입증 책임을 대기업에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이런 경우 현재는 거래 당사자가 중소벤처기업부에 분쟁 조정 요청을 해야 중기부가 처벌할 수 있지만, 개정안은 분쟁 조정 요청이 없어도 조사 후 처벌이 가능하도록 처벌 권한을 강화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거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을인 중소기업은 기술을 빼앗겨도 그저 냉가슴만 앓는 수밖에 없다”면서 “침해 사실을 입증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비용 부담으로 소송은 감히 엄두도 못 낸다”고 어려운 상황을 호소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들의 기술 탈취로 인한 피해는 극심한 상황이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술 유출로 피해를 입은 기업은 246개, 유출 건수는 346개, 총 피해 규모는 54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술 유출 피해 발생 후에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기업이 32.4%에 이르며, 고소·고발은 26.5%, 소송은 17.6%에 그쳐 제대로 된 사후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는 개정안이 기술 유용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해 규제 대상을 명확히 하고, 기술 유용에 대한 입증 책임을 수탁기업과 위탁기업이 고르게 분담하는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상생도 원칙이 똑바로 서야 제대로 된 상생을 할 수 있다”면서 “기술 탈취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원칙이 바로 서 있으면 언제든 구제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유관 단체들이 25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상생협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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