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주말을 넘으며 심각해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스타트업계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재택근무와 화상 회의 등 비대면으로 업무를 전환했다. 스타트업은 기존에 유연 근무제와 업무협업툴을 이용한 소통 구조가 잘 정착돼 있어 빠른 대응이 가능했다는 평가가 많다.
사진/게티이미지
2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정부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뱅크샐러드·스타일쉐어·렌딧·클래스101 등 다수의 스타트업이 지난 24일 재택근무 등 비대면으로 업무를 전환했다.
뱅크샐러드, 스타일쉐어 등은 전사적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택했다. 스타일쉐어는 오는 26일까지 전 직원이 재택근무한다. 스타일쉐어 관계자는 "사태의 추이를 보고 수요일에 (원격근무를 연장할지) 결정할 예정"이라며 "원격근무를 하는 김에 사무실 방역도 하게 됐다"고 했다. 아울러 재택 근무에 따른 화상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구글 행아웃을 이용한 '화상 회의 가이드'도 배포됐다.
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도 오는 3월6일까지 전체 임직원의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뱅크샐러드를 운영하는 레이니스트의 김태훈 대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 방지에 동참하고,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자 이 같은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용 센서인 라이다 개발기업 서울로보틱스와 스타트업 유관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도 모든 직원이 재택근무한다.
리멤버를 서비스하는 드라마앤컴퍼니도 오는 26일부터 3월6일까지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드라마앤컴퍼니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협력하고,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차원"이라며 "해당 기간에도 고객 문의 응대 등 모든 업무는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직원의 재택근무를 결정한 곳도 있다. 자녀가 있는 직원이나 임신한 직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원 등 일부 필요한 직원에 한해 재택근무를 허용한 것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대기 관리 서비스 나우웨이팅을 운영하는 '나우버스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원은 모두 재택 근무를 하는 것으로 논의됐다. 자가용이나 도보로 출퇴근하는 직원은 근무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제를 상시 활용한다. 긴급한 경우 출근하게 되면 택시비도 지원한다.
P2P 금융기업 렌딧도 일부 직원의 재택근무를 권고 중이다. 유증상자에게는 2일의 유급 휴가를 포함해 최대 5일의 휴가를 허용하고 있다. 가족을 돌봐야 할 경우는 대비해 가족돌봄휴가도 신청할 수 있다. 또한, 회사에서 마스크 구매도 지원하고 있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와 쏘카도 일부 직원이 재택근무한다. 출퇴근하는 직원을 위해서는 타다와 쏘카를 무료로 지원한다. 클래스101은 지난 23일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실천사항을 전사 배포하고, 자가 판단을 기반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업무 중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기 경보 단계가 낮아질 때까지 외부 행사를 자제하도록 권하고 있다.
스타트업계는 유연한 근무 형태와 업무 업력 툴 중심의 소통구조 덕분에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덕분에 정부의 위기 경보 단계 격상에 하루 만에 재택 근무로 전환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대비 슬랙 등 업무협력툴로 일하는 문화가 정착돼서 재택 근무 전환이 쉬웠다"며 "구글 행아웃이나 줌, 웨어바이닷컴 등 화상 회의도 익숙한 분위기여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스타일쉐어 관계자는 "오후부터 논의를 시작했는데 팀리더들을 대상으로 원격 업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등으로 몇 시간만에 빠르게 결정 내일 수 있었다"며 스타트업의 빠른 의사결정의 장점에 대해 강조했다.
송명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연구원은 "스타트업에는 유연 근무제 등을 이용해 외근하는 인원이 많기도 했다"며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조직이 작기 때문에 더 빨리 결정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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