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7대 종단 대표를 만나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맞아 국민 단합을 위한 종교계 역할을 주문했다. 박 시장은 25일 서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서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성균관, 천도교, 민족종교 등 한국 7대 종단 대표들로 구성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의 간담회를 갖고 신앙집회나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할 것을 협력 요청했다.
박 시장은 이날 “지금 이 위기가 빠른 시간 내 진정되고 종식되려면 결국 사회적 합의와 공동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며 “코로나19가 확산된 상황에서 국민들의 힘이 단합될 수 있도록 종교계가 그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 알려진 확진자 가운데 455명이 신천지로 확인됐다”며 “이 많은 숫자가 한 종교 집단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신앙집회나 예배를 온라인이나 다른 방법으로 하는 등의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지난 토요일 정중한 마음을 담은 공문을 통해 이미 협조요청을 드렸지만 얼굴을 뵙고 다시 한번 부탁드리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돼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천지 교인은 그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제출된 명단이 정확한 것인지, 어디 소속으로 어떤 시설을 함께 이용했는지 등을 알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큰 문제다. 다른 종교시설에도 침투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지난 1965년 처음 시작됐으며, 이날 간담회에는 김희중 천주교광주대교구장(대표회장)을 비롯해 원행스님(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오도철 교무(원불교 교정원장),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송범두 천도교 교령, 김영근 성균관장 등의 종교지도자가 참석했다.
김희중 천주교대교구장은 “종교인이자, 국민의 한사람으로 국가적 어려움에 함께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며 “국난이 닥친 어려운 시간에 한마음 한 뜻으로 협력하고, 국가의 방역 방침에 동참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홍정 목사는 “신천지가 코로나19 진원지 역할을 한 부분에 대해서 사사롭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도철 원불교 교무도 “박 시장이 말한 대로 국민이 한마음으로 (코로나19 사태를)극복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김영근 성균관장은 “우리는 위기 때마다 이겨내는 힘이 있었다. 힘을 내시고 종교계를 믿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범도 천도교 교령은 “하늘과 사람, 만물을 존경해야 이 세상이 잘 될 수 있다”며 “지금의 사태는 인간이 환경을 보살피지 않은 대가”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원행 스님은 “7대 종단 분들이 다함께 바이러스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게 성명서를 냈다. 정부와 서울시에서도 힘을 내서 빨리 안정화될 수 있게 많은 노력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5일 서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서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성균관, 천도교, 민족종교 등 한국 7대 종단 대표들로 구성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와의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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