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50명을 넘어선 가운데 서울시와 각 자치구가 확산 방지를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역별 선별진료소 증설과 집회 제한지역 확대와 함께 현장 애로사항을 개선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6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2차 구청장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위기대응 격상 이후 지난달 29일 1차 회의를 가진데 이어 심각단계로 확산되면서 가진 두 번째 회의다. 박원순 시장과 각 구청장들 모두 발열검사와 마스크 착용 등 이전보다 무거워진 분위기도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확진자는 51명으로 전날보다 11명 늘었다. 25개 자치구 중 16곳이 뚫린 상태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만큼 바이러스 확산 속도 보다 대응 속도가 더욱 빠를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선별진료소 업무 폭증에 대비해 선별진료소 확대를 지시했다. 박 시장은 “기존 진료 기능을 완전히 중단하고 (구별로) 한 개씩 선별진료소를 더 만들어도 확실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선별진료소의 물적·인적 지원은 서울시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또 주말 집회 제한구역을 확대해 불특정 다수의 운집과 노인층 확산에 대비한다. 경찰과 협조해 정해진 집회 제한구역은 기존 광화문·청계·서울광장 주변 차도·인도 외에도 서울역광장~효자동삼거리, 신문로, 종로1가, 광화문광장~국무총리공관 주변 도로·인도 등으로 확대했다. 집회 참가자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주어진다. 박 시장은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라며 “다행히 경찰이 집회 자체를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서 사전 봉쇄나 해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은평성모병원에 대해선 “대형병원이 뚫린 건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경각심을 갖고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지금 40여명의 시·구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6개반으로 편성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장례식장을 다녀온 2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명성교회에 대해서 예배 참석자 명단을 파악해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유증상자를 조사해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각 자치구는 지역사회에 정통한 특성을 살려 이날 중앙정부에서 서울시를 거쳐 할당하는 신천지 교인 명단을 바탕으로 실태조사를 착수한다. 이날 대책회의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신천지예수교회를 지목했다. 공개된 모든 사람에게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공개된 명단·공간 외에 추가로 자치구에서 모이는 장소와 드러나지 않은 신도를 파악할 계획이다.
명성교회가 소재한 강동구, 은평성모병원이 위치한 은평구 등 확진자 발생 자치구를 중심으로 미발생 자치구들도 각자 방역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확진자 동선과 인근 지역, 다중집합시설에 방역을 시행하고 있으며, 보건소와 관내 의료시설에 선별진료소를 운영해 늘어나는 검사 수요에 대응 중이다. 각 자치구가 갖고있는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한 위생수칙 전파와 휴업·휴교 등에 대한 대책도 진행 중이다.
각 구청장들은 방역과 역학조사 등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는 현장 애로사항도 전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확진자 동선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자치구별 대응이 달라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정보제공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또한 선별검사 인력이 부족한만큼 의사협회나 간호사협회 등 관련 업계의 협조와 함꼐 방역물품에 대한 각별한 지원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확진자의 진술에만 의존하다보니 거짓 진술로 뒤늦게 동선 정보가 밝혀지기도 한다”며 “역학조사 권한을 지방정부에 위임해 각 지자체에서 세부 사항을 파악하고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정부에 역학조사 권한이 없어 동선 공개가 지체되고 있는 것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은평성모병원 원내 감염 차단을 위해 외래진료와 응급실을 폐쇄했다”며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추진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는 아직 청정지역인 자치구가 있지만 앞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 각 자치구별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2차 코로나19 구청장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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