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전 세계 발주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미·중 무역전쟁과 환경규제로 발주 관망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가 터져 조선업계는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일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2월 전 세계 발주량(잠정치)은 30만8727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21척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발주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대우조선해양 조선소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이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는 20만875CGT(8척)를 수주해 전체 발주량의 65%를 점유했다. 전달 수주량인 단 1척과 비교하면 수주량은 크게 늘어났다. 이는 잠정치로 추후 집계와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대우조선해양 셔틀탱커 2척, 현대중공업 LPG선 1척이 집계됐고 대선조선 5만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 대한조선 11만DWT(화물적재톤수)급 유조선 1척, 현대미포조선 LPG선, PC선 각 1척씩을 수주했다. 이로써 한국의 올해 누계 수주량은 총 9척이다.
반면 중국 수주량은 전달 대비 98% 감소한 1만1018CGT로 곤두박질쳤다. 그나마 일본은 초대형 가스선(VLGC) 1척을 수주해 2만8804CGT로 중국을 근소하게 앞섰다. 시장 점유율은 각 3%, 9.3%로 추락했다.
당초 자국 발주 물량이 많은 일본과 중국도 2월에는 수주량이 급격히 줄어든 모양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중국을 밀어내고 2월 수주량 1위에 올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 조선소가 건조할 수 있는 선박은 대부분은 수주했다"고 평가했다.
수주량은 1위를 했지만 문제는 전 세계 발주량이 크게 감소했다. 한·중·일 조선 3국 중 한국이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으나 도크를 채우기에는 충분치 않다. 2월 발주량은 전년(75만CGT) 동기 대비 70% 가량 하락했다. 특히 국내 대형 조선사가 주력으로 수주하는 액화천연가스(LNG)선은 1월에 이어 2월에도 발주가 전무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여파가 발주량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은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와 환경규제 시행에 따른 관망세로 발주량이 저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발주 시장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1월은 IMO2020 관망세와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발주가 줄어든 것으로 생각한다"며 "1월말부터는 코로나19로 해운시황이 불안해지더니 발주량도 크게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를 조선업계 회복 시기로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코로나19라는 악재가 나타났다"며 "아직까지는 상반기안에 해운업 시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발주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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