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일본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에 들어가면서 양사 합병이 절차대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합병을 놓고 일본 관련 당국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어 심사 결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은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제출한 신고서를 지난달 25일자로 수리했다. 이에 따라 제1차 심사가 개시됐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를 위한 상담 수속을 개시했다.
그동안 일본은 우리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시장 경쟁을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2018년 이를 문제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또 지난 1월에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WTO 보조금 협정을 위반했다고 양자협의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자 현대중공업은 "WTO 관련 양자협의를 요청한 주체는 일본 국토교통성이고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공정취인위원회와는 전혀 별개의 기관"이라며 "기업결합 심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공정취인위원회가 기업결합 심사를 시작하면서 WTO 제소와 별개로 심사가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양사 기업결합 심사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일본이 심사를 시작하면서 절차대로 진행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상담을 작년 9월에 했는데 심사를 올해 2월에나 들어간 것은 늦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심사에 들어간 것 자체를 승인을 위한 시그널이라고 보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업결합심사를 조속히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한국, EU 등을 비롯 총 6개국에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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