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대구에서 올라온 사실을 숨기고 서울백병원에 입원한 확진자에 대해 서울시가 법적대응을 검토한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9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거짓진술 등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법률적 자문을 받아 법적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환자는 코로나19의 특징적인 증상이 아닌 전신쇠약과 소화기계통으로 발열도 거의 없었다”며 “신천지 신도라고 거짓말을 했거나 검사를 빨리 받기 위해 은평성모병원을 다녀왔다고 거짓말한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지난 8일 서울백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79세 여성은 대구 거주자로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딸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지난 3일 구토와 복부 불편감 등 소화기 증상으로 병원을 예약했으나 외래에서 입원해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대구에서 왔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의료진이 여러 차례 대구 방문 사실을 물었지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은 이들이 병실에서 여러 차례 대구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은 뒤 대구 방문을 의심했고 지난 6일 엑스(X)선 및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찍은데 이어 7일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다.
확진자와 보호자는 8일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서야 의료진에게 실 거주지가 대구라고 털어놨다. 또 대구에서 다녔던 교회 부목사의 확진 사실도 알렸다. 이 때문에 서울 백병원은 8일 병원 외래 및 응급실, 병동 일부를 폐쇄했다. 현재 서울백병원은 외래와 응급실이 폐쇄된 상태다.
서울시는 백병원 집단발생 대응반을 꾸려 백병원에 합동상황실을 설치하고 역학조사와 환자 이동조치 등 재발방지와 감염방지 등을 진행 중이다. 역학조사관이 CCTV로 환자 동선 파악과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으며, 응급식·외래공간·입원실·엑스레이실·CT실 등에 방역소독을 진행했다. 같은 병실 3명, 같은 층 27명 모두 자가격리와 PCR검사를 시행 중이다. 접촉한 직원 73명 중 12명은 이미 검사를 마쳤으며, 나머지도 검사 예정이다. 같은 입원실 환자 3명과 가족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서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0명 늘어 130명을 기록했다. 동대문구에서 동안교회 전도사 접촉자 3명 등 7명이 추가 발생했고 강남구 1명, 노원구 1명, 대구 감염자 1명 등이 추가로 발생했다. 확진자 130명중 101명은 현재 격리 중인 상태이고 나머지 29명은 완치돼 퇴원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백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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