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못낸 한일 수출규제…"고위급에서 돌파구 찾아야"
한국·일본, 8차 정책대화 결론 못내
전문가들 예견된 결과 "정공법 써야"
2020-03-10 18:59:52 2020-03-11 07:32:13
[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석달만에 재개된 한국·일본의 수출규제 논의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더욱 냉랭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악화 속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는 등 양국 간 수출전선은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수출규제 국면이 지속될 경우 양국의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판결 문제의 해법을 고위급 차원에서 다루되, 경제 문제는 따로 타결을 봐야한다는 조언이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8시간 동안 진행된 '제8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영상회의에서는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국은 수출규제 품목·화이트국가(수출심사 우대국) 배제에 관해 실무 논의를 나눴다. 양국의 수출관리제도와 운용에 대한 개선 상황을 공유한 상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원한 일본의 수출규제 원상회복 조치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수출규제의 핵심 문제를 다루지 못한 만큼,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일본 수출규제의 핵심 이유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문제로, 이 부분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표명 없이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 사유를 표면적으로 해소했다는) 부차적인 이슈로 핵심(강제징용문제)을 비껴 주변을 건드린다고 해서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범 부처차원에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수출규제는 유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국 간의 해법을 위해서는 고위급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다룰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 쪽에서 투명성을 높인다든지 수출조직을 키운다는 것은 일본의 입장에서 전혀 교환할만한 카드가 아닌만큼 산업부 내에선 해답을 찾을 수 없다”며 “타결이 되려면 양국 지도자나 특사급에서 일본 기업에 대한 자산 현금화 조치에 대해 기존에 나온 방안 외에 대법 판결의 취지는 살리되, 일본 정부도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화해 제스쳐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일본이 호응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 (표면적인 규제조치 사유를) 관련 부처에서 문제가 해소됐다고 하는건 문제”라며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해 해법을 내놓는 정공법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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