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정성욱 기자] # 우편물과 택배물품을 하루에도 수십 곳에 배송하는 우정사업본부 소속 집배원 A씨는 "본부에서 지급해주는 마스크 덕에 조금은 마음 놓고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 접촉이 많은 물류서비스의 특성상 기관에서 마스크를 지원해주기에 그마나 조금은 걱정을 덜고 있다는 얘기다. 대면접촉이 많은 공공서비스가 주류를 이루는 공공기관들이 직원보호를 위해 마스크와 위생용품을 지원하면서 확산 차단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서울 구로 콜센터 사태나 스스로 마스크를 구매해야 하는 민간 택배기사 등과 비교해 이들 기관들의 선제적 조치가 집단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10일 <뉴스토마토>가 정부 주요부처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당수 기관들이 서비스업 직원들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를 맞으면서 공공업무 종사자들의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공공기관도 지역감염 우려를 막기 위해 마스크 지급 등 총력을 다지고 있다. 사진은 마스크를 착용한 우체국 직원 모습. 사진/ 뉴시스
공공기관의 경우 주로 지방에 자리하고 있는 탓에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전파 속도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우정사업본부 우체국 집배원,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 한국전력공사 사업소 창구 업무 직원, 강원랜드 호텔·식음료 직원, 농협과 수협의 금융창구 직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우선 1만6000명에 이르는 우정사업본부 우체국 집배원과 3600명의 위탁배달원이 근무하는 우정사업본부는 직원 대상 마스크 지급률이 90%에 이른다.
도로공사의 자회사도 톨게이트 수납원 6000여명에게 인당 10매씩 배분했으나 추가구매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전은 사업소에 창구업무를 보는 직원 1000여명과 설비 현장에 나가는 인원이 4500명 정도다. 매일 5500개의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지만, 현장 목소리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한 공공기관의 직원은 "고객들을 직접 만나야 하는 현장 근무자들은 항상 불안한 상황"이라며 "지급받은 마스크를 최대한 아껴가며 쓰고 있지만 수량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부 사업소 직원이 2000명이 넘는 한국서부발전은 1만9000개 마스크를 지원했지만 물량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도 2만개 가량의 마스크를 자체 조달한 바 있다. 하루 평균 10000명의 고객들을 상대하는 강원랜드는 5000명의 직원분으로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식음료 파트, 카지노, 호텔·콘도 레저 등 모든 현장에서 대면접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공공성의 강한 단체로 분류돼 있는 농협과 수협의 사정도 비슷하다.
농협은 경영지원부 차원에서 지난달 33만4000개를 배부한 바 있다. 수협도 최근 2만개의 마스크를 지급했다. 농협은 1130여개 지점에 1만6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수협은 영업창구 직원이 1000명 규모다.
한 공기업 직원은 “지방이전 후 직원의 30%가 현지인이다. 시골 촌구석에 마스크 살만한 곳이 없다”며 “고객들과의 대면접촉이 많다보니 본부에서 일괄 지급하고 있지만 수량이 넉넉하지 않아 더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규하·정성욱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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