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다수 의석순 투표용지 게재 선거법은 합헌"
"유권자 혼동 방지 등 목적 정당"…재판관 전원 일치 판단
2020-03-11 10:57:42 2020-03-11 10:57:42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회에서 다수 의석 순에 따라 숫자로 투표용지의 후보자 게재 순위를 정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3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18년 6월 진행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던 이모씨 등은 "사실상 다수의석 정당 후보자에게 득표를 몰아주는 이른바 '순서 효과'를 발생시키고, 그 효과는 숫자 기호와 결합하면서 더 커지게 돼 평등권을 침해한다"면서 제150조 제3항 등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3항은 '후보자의 게재 순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후보자 등록 마감일 현재 국회에서 의석을 갖고 있는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국회에서 의석을 갖고 있지 않은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무소속 후보자의 순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공직선거법 제150조 제2항은 '기호는 투표용지에 게재할 정당 또는 후보자의 순위에 의해 1, 2, 3 등으로 표시해야 한다', 제150조 제5항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 현재 국회에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당이나 그 정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 사이의 게재 순위는 국회에서 다수의석순' 등으로 규정한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기호 조항은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할 정도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씨 등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면서 "이들 조항은 더 가독성 높은 기호를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유권자의 혼동을 방지하고, 선거의 원활한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다"며 "아라비아 숫자는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형태의 숫자로 다른 형태의 기호와 비교해 가독성이 매우 높아 이를 기호로 채택한 것이 다른 기호 사용보다 현저히 합리성을 상실한 기호 채택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76일 앞둔 지난 1월30일 오후 전남 화순군 백아면 금호화순리조트에서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가 비례대표투표용지(39.7㎝) 수개표 상황에 대비해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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