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기생충과 방탄소년단. 한류는 한국영화 100년 역사의 정점 아카데미로, 200만 관객을 동원한 월드투어로 전례없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충격파로 문화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문화계 한파를 걷는 한류의 당면과제와 전망을 짚어내는 지침서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진흥원)은 한류 종합정보서적 '2019 한류백서'를 17일 발간했다.
백서는 대표 한류 분야를 응집한 장르 특화서로 7대 대중문화 콘텐츠(방송, 영화, 음악, 공연, 게임·e스포츠, 만화·웹툰, 출판)와 4대 소비재·서비스 산업(패션, 뷰티, 음식, 관광)의 부문별 한류현황과 2020년 전망을 다룬다.
백서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케이팝 공연 수익 비중은 줄었지만, 디지털 음악 콘텐츠의 점유율은 늘어났다.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블랙핑크, 엑소 등 아이돌 그룹은 디지털미디어 플랫폼과의 연관 속에서 큰 성장을 거뒀다. 음악산업 수출액 비중은 일본(62.5%), 중국(21.4%), 동남아시아(12.6%), 유럽(1.7%), 북미(1.1%) 순으로 아시아 의존도가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백서는 "세계 음악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불과하지만, 수익 면에서는 영국, 독일, 프랑스에 이어 2년째 6위를 유지할 만큼 영향력을 지닌 모습도 확인됐다"고 분석한다.
백서에 따르면 올해 대중음악계 수익 비중은 공연음악(48.3%), 디지털(38.7%), 실물음반(7.5%), 기타(5.4%) 순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연음악(53.4%), 실물음반(23.7%), 디지털(17.9%), 기타(5.0%) 순이던 2017년에서 역전된 흐름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와 버닝썬 게이트, 프로듀스 투표 조작 사건, 음원차트 조작 등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위기 요인들은 올해 케이팝의 큰 난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케이팝을 제외한 공연예술 시장에서는 뮤지컬 쏠림 현상이 여전했다. 2019년 뮤지컬 상연 횟수는 3만3630회로 전체의 40%에 달하며 매출액은 71%(1707억 원), 관객수는 50%로 집계됐다.
뮤지컬 외에 공연예술계는 공공에 의존한 해외진출 비중이 컸다.
2019년 한 해 공공부문의 해외진출 지원을 받은 공연은 347건이었다. 장르별로는 무용(93건)과 음악(91건), 전통음악(73건)이 다수를 이뤘으며, 수출국은 영국(43건), 미국(29건)에 집중됐다.
세이수미, 잠비나이 등 인기 팀의 꾸준한 월드투어와 악단광칠, 노선택과 소울소스 미츠 김율희 등 신선한 뮤지션들은 목마른 유럽과 미주 레이블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만성적인 ‘비용질병’과 글로벗 마켓·플랫폼에 쏠린 해외 진출, 단기 프로젝트 중심의 지원사업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현재로선 한계점이 적지 잖다. 현지 수요를 고려한 공동합작 프로그램, 창작자를 위한 컨설팅,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처방책으로 제시된다.
19 한류백서. 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백서는 대중 음악 외의 영역도 심도 깊게 다룬다. 방송 부문에서는 OTT, 숏폼, IP를 중심으로 제작구조의 변화뿐만 아니라 유통과 소비 환경의 변화가 전방위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영화 부문에서는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아카데미상 수상의 순간을 제하면 창작 시장과 배급 시장이 위기 국면에 돌입했다고 진단한다.
코로나 19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 속에 빠져든 만큼 개별수요와 온라인소비가 이끌어가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이 올 상반기에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용락 진흥원 원장은 “한류를 둘러싼 여러가지 문제를 진지하게 자각할수록 바람직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며 “2020년 문화산업 향방을 예측하는 준비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백서 발간의 의의를 설명했다.
동 백서는 진흥원 홈페이지(www.kofice.or.kr) 내 ‘조사연구자료-문화산업연구자료’에서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중앙행정기관, 주요 대학 및 국공립 도서관, 유관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교보문고 정부간행물 코너에서는 24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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