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진그룹이 연일 거세지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주주연합의 공세에 반격했다. 이들의 주장을 항목별로 정리해 반박하며 '먹튀', '땅콩회항' 등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한진그룹은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 격인 반도건설,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의 투자를 받은 KCGI,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주주연합이 그간 한진칼 현 경영체제에 반대하며 주장한 내용에 20일 반박했다.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은 경영권을 두고 갈등 중이다.
한진그룹은 보유한 주요 펀드의 최종 만기가 최대 20년이라는 KCGI의 주장에 "현재 KCGI의 총 9개 사모펀드(PEF) 중 '케이씨지아이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 '케이씨지아이제1호의5 사모투자합자회사'만 존속기간이 10년이며, 나머지 7개의 PEF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제 1호는 존속기간을 연장할 수 없고 제1호의 5는 2년씩 2회 연장할 수 있으나, 투자자 전원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장과는 달리 단기투자목적의 '먹튀'를 위해 투자자금을 유치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경영권 분쟁 중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오른쪽). 사진/뉴시스
또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가 지주회사 '반도홀딩스' 지분을 99.67% 소유하고 있고, 수익성 높은 계열사는 오너 일가가 지분을 100% 가졌다며 '전형적인 족벌 경영 체제'라고 지적했다. KCGI에 투자한 조선내화도 4대에 걸친 오너 가족들이 주주명부에 올라있고, 이사회 독립성도 담보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조 전 부사장을 비롯한 주주연합 구성원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언제든 깨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며 "이런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이 꾸준히 문제 제기하고 있는 조 회장 항공기 리베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어떠한 관련도 없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최근 프랑스 에어버스 등에 확인을 요청했고, 이와 별도로 내부 감사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2018년에만 11개 수사기관으로부터 18번이 넘는 압수수색과 수십회에 달하는 계좌 추적 등 고강도의 수사를 받아왔다"며 "그 과정에서 항공기 거래와 관련한 위법 사실은 단 한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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